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3.22. 비바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버이로서 아이한테 들려주는 말은 늘 나를 새롭게 돌아보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어버이한테 들려주는 말은 언제나 나를 다시금 새기는 마음을 실은 이야기입니다. 두 가지 말을 노상 헤아리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3월 21일 아침에 대전국악방송에 나갔습니다. 하루 앞서 미리 대전마실을 했고, 마을책집 〈중도서점〉에 들러 책을 읽고서 길손집에 깃들었습니다. 책집을 더 마실할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두어 곳씩 다녀도 즐겁고, 한 곳을 누려도 즐겁고, 아무 곳을 못 가도 홀가분합니다.


  요즈음은 누리집에서 척척 찾아보기 수월하다고 여기지만, 누리집에 잘못 올라온 뜬금없는 줄거리가 수두룩합니다. 누리집은커녕 국립중앙도서관에 없는 책과 줄거리와 이야기가 어마어마합니다. 낱말 하나하고 얽힌 수수께끼도 누리집이나 몇 가지 책만으로는 다 읽어내거나 알아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디에서 찾고 어떻게 알아내나요?” 하고 물을 만한데, 실마리는 참 쉬워요. 아기를 낳아 돌보는 길에 말·살림·넋을 하나로 깨닫습니다. 아기를 안 낳더라도 이웃 아이를 돌보는 길에 말·삶·얼을 하나로 알아챕니다. 도마를 놓고서 부엌칼로 통통통 밥살림을 여미다가 낱말 하나를 새삼스레 느끼고, 아이 곁에 나란히 누워서 자장노래를 부르다가 낱말 둘을 새록새록 느끼고, 마당이며 뒤꼍으로 찾아드는 멧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귀여겨듣다가 낱말 셋을 새롭게 느낍니다.


  ‘읽을 책’을 찾아나서는 책숲마실입니다. ‘이름난 책’이 아니라, ‘읽을거리’를 마주하려는 책숲마실입니다. 말을 읽는 사람은 “말에 담은 마음”을 읽습니다. 말에 흐르는 마음을 읽는 사람은 “마음으로 이룬 삶”을 읽습니다. 말에 흐르는 마음에 담은 삶을 읽는 사람은 “삶을 일구면서 살림을 펴는 사랑”을 읽습니다.


  말을 말답게 읽지 않을 적에는 마음도 삶도 살림도 사랑도 등집니다. 말빛을 읽기에 스스로 마음빛을 북돋우면서, 살림길을 여는 사랑씨앗을 심습니다. 제가 내놓은 책에 붙인 이름은 저부터 스스로 되새기려는 열쇠말이자 이웃님한테 가볍게 들려주는 실마리입니다. 왜 《곁말》이고, 왜 《쉬운 말이 평화》인지 눈여겨보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라요. 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이고, 왜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이고, 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인지 마음으로 읽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왜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고, 왜 《내가 사랑한 사진책》이고, 왜 《자전거와 함께 살기》이고, 왜 《생각하는 글쓰기》인지 마음으로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처음 쓴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언젠가 고침판으로 새로 내놓을 수 있으려나 손꼽아 봅니다.


  바람이 먼지떼를 털고, 비가 먼지띠를 씻습니다. 비바람이 훑고 지나가기에 온누리가 새파랗게 열립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가지만, 아직 우리말하고 우리글이 무엇인지 거의 모르다시피 합니다. 다들 말글살림을 꽃살림으로 보드랍고 곱고 즐거이 지피기를 바라며 쓴 꾸러미가 《우리말꽃》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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