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2.26.


《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

 박병철 글·한태희 그림, 한솔수복, 2020.2.14.



이레 만에 찾아온 해날을 반긴다. 해를 쬐고 빨래를 널고, 밥을 차리고,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큰아이가 빚는 그림꽃을 놓고서 그림감을 어떻게 다룰 만한지 이야기한다. 느긋이 바라보며 가면 된다. 막히거나 아리송한 대목을 만나면 쉬엄쉬엄 붓을 놓고서 둘레를 지켜보면서 기다리면 된다. 작은아이가 “왜 ‘참새’라는 이름이에요?” 하고 묻는 말에 ‘참나무·참깨’ 같은 이름이 붙은 밑뜻을 풀어내어 들려준다. 《생쥐들의 뉴턴 사수 작전》을 읽었다. 굳이 뉴턴을 들면서 빛꽃(과학)을 다루지 않아도 되리라 여기는데, 꽤 잘 여민 줄거리라고 느낀다. 어느 모로 보면 ‘뉴턴’하고 얽힌 줄거리는 군더더기 같다. 생쥐 살림길을 바탕으로 ‘사람과 뭇짐승과 숲이 맺는 사이’를 줄거리로 짜서 이야기를 편다면 훨씬 빛날 만하지 싶다. 이렇게 하고서 책끝에 ‘뉴턴이란 누구인가?’를 가볍게 붙이는 쪽이 어울릴 테지. ‘가벼운 위인전’으로 엮더라도 똑같이 위인전이다. 훌륭한 사람을 다루는 글은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아이들 삶하고 매우 멀다. ‘훌륭’이 아닌 ‘살림’을 복판에 놓고서, 어린이도 오늘부터 즐겁게 추스르고 꾸리고 나누고 베풀고 펼 만한 길을 들려주면, 저절로 아름답게 나아갈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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