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오불관언



 설법을 듣되 마음은 오불관언 → 이야기를 듣되 마음은 딴청 / 말씀을 듣되 마음은 콩밭

 오불관언할 수야 없는 → 모른 척할 수야 없는 / 딴전을 부릴 수야 없는


오불관언(吾不關焉) : 나는 그 일에 상관하지 아니함



  어느 일을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이 없고, 눈길도 없습니다. 봐야 할 텐데 싶으나 안 보고, 보는 척하지만 마음은 어쩐지 먼먼 데에 있는 듯합니다. 이때에는 ‘게으르다·구경하다·불구경·애쓰지 않다·힘쓰지 않다’나 ‘고개돌리다·나몰라·남일·남탓·얼굴돌리다’나 ‘내던지다·내동댕이·내맡기다·내버리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내팽개치다·팽개치다·팔짱끼다·저버리다’나 ‘넘기다·미루다·발빼다·손놓다·손떼다·손빼다’라 할 수 있고, ‘노닥거리다·노닥이다·놀다·노닐다·놀리다’나 ‘놓다·놓아두다·놔두다·아무렇게나·안 하다·하지 않다’라 하면 되어요. ‘눈감다·눈돌리다·새침·시들시들·시침·일을 안 하다’나 ‘시큰둥·심드렁·자다·입닫이·입씻이·한눈팔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돕지 않다·안 돕다·뒷짐·등돌리다·등지다·멀리하다’나 ‘딴전·딴짓·딴청·떠맡기다·떠밀다·떼밀다’라 할 만하고, ‘마음쓰지 않다·마음을 안 쓰다·멀리하다·흘려듣다·흘리다’나 ‘모르는 척하다·모르쇠·못 본 척하다·묻든 말든·콧방귀’라 하면 되어요. ㅅㄴㄹ



남편은 이 아내의 위급지경에도 여전히 오불관언인 것이다

→ 곁님은 이 내가 몹시 바빠도 여태 모르는 척이다

→ 곁짝은 이 내가 바빠맞아도 그저 노닥거린다

→ 짝꿍은 이 내가 바빠맞아도 그냥 불구경이다

→ 짝지는 이 내가 바빠맞아도 멍하다

→ 그이는 이 내가 아슬아슬해도 먼나라 일이다

→ 이 사람은 바빠맞은 나한테 마음쓰지 않는다

→ 곁씨는 바빠맞은 내한테 딴청일 뿐이다

→ 사내는 바빠맞은 나를 본 척도 안 한다

→ 이녘은 바빠맞은 나한테 심드렁하다

《제3의 여성》(이순, 어문각, 1983) 109쪽


오불관언의 경지에 달하는 비법을 가진 따뷔랭은 자연스레 남을 웃게 하는 재주도 겸비하게 되었다

→ 딴청을 잘하는 따뷔랭은 어느새 사람들을 웃기기까지 했다

→ 모르쇠를 잘하는 따뷔랭은 문득 사람들을 웃기기도 했다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장 자끄 상뻬/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 36쪽


그야말로 오불관언이었음은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못 본 척했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불구경이었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남일로 여겼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안 쳐다보았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딴전만 부렸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팔짱만 꼈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콧방귀였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시큰둥했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 그야말로 구경만 했다고 앞에서도 말한 바 있다

《역사가의 시간》(강만길, 창비, 2010) 5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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