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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웃으며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00
이유진 지음 / 북극곰 / 2023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2.17.
그림책시렁 1358
《오늘은 웃으며》
이유진
북극곰
2023.5.30.
우리나라에만 있는 ‘호미’는 밭에 홈을 내듯 파는 연장입니다. ‘가래’는 논을 갈아엎고, ‘낫’은 날을 벼려서 나락이며 풀을 벱니다. 호미나 낫을 보면, 한 손으로 꼭 쥐기 좋을 만큼 나무로 자루를 달아요. 두 연장을 쓸 적에는 다른 손으로는 풀줄기나 땅바닥을 매만지니, 한 손으로 척척 다루겠지요. 누구나 시골에서 태어나던 지난날에는 흙연장이며 살림살이를 스스럼없이 알고 건사했습니다. 거의 모두 서울에서 태어나는 오늘날에는 흙연장을 볼 일이 드물고, 집살림을 스스로 건사하는 길하고도 사뭇 멉니다. 《오늘은 웃으며》를 가만히 넘깁니다. 어쩐지 요즈음 젊은 그림님은 ‘할머니 모습’을 거의 똑같이 그립니다. 일제강점기부터 퍼진 ‘몸뻬 바지’가 아니고는 할머니를 못 그리는구나 싶어요. 무엇보다도 낫을 못 그립니다. 낫을 쥔 적도 휘둘러 본 적도 없는 채 ‘아무 일본낫’이나 슥슥 베끼기만 합니다. ‘누런 염소’도 있을 테지만, 우리나라에는 ‘흰염소·까만염소’ 둘일 텐데, 이 대목도 아리송합니다. 푸른숨을 머금고, 푸른들을 마시고, 푸른빛을 나누는 살림길을 아이랑 어른이 함께 짓는 어울길로 새롭게 담을 수 있기를 바라요. 할아버지도 시골돌이도 나란히 흙빛으로 어깨동무할 적에 온누리가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낫을 본 적도 없고
쥔 적도 없는가 보다.
조선낫 아닌 일본낫인데,
낫을 저렇게 잡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