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2.12.
오늘말. 말놀이
아이는 모두 놀이로 바꿉니다. 어른이 고달프다고 여겨도 곁에서 재잘재잘 노래하면서 풀어내요. 서둘러 가려는 마음이 없는 아이인데, 이따금 훨훨 날아가 앞장서기도 합니다. 얼핏 장난스럽되, 장난꾸러기라기보다는 하늘빛이요, 장난질이라기보다는 푸른숲입니다. 즐겁게 떠들고 노니는 아이를 지켜보는 어진 사람이라면, 두런두런 말을 이으면서 같이 놉니다. 끝없이 새말을 같이 짓습니다. 가없이 새빛을 같이 엮습니다. 그지없이 새길을 같이 걸어갑니다. 눈금으로 매기지 않고, 눈망울로 밝혀요. 길눈이 안 밝더라도 걱정없이 나아갑니다. 우리 눈은 뾰족해야 하지 않아요. 보드랍고 맑게 퍼지는 꽃송이를 닮은 눈꽃이라면, 하루하루 재미나면서 신나는 살림노래를 나눌 만합니다. 말놀이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아이 곁에서 글놀이를 하듯 하루를 옮깁니다. 살림놀이로 소꿉을 짓는 아이 곁에서 씩씩하게 일하는 살림꾼으로 섭니다. 서로 손을 잡고서 나란히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함께 춤을 추면서 느긋이 걷는 길입니다. 꾸며서는 재미없어요. 씨앗 한 톨을 심듯 천천히 일구면 넉넉합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씨앗 한 톨마냥 싱그러운 어린이 말꽃입니다.
ㅅㄴㄹ
모·뿔·틀·곬·곳·길·길눈·길꽃·네모·네모꼴·덩어리·덩이·눈·눈꽃·눈결·눈금·눈길·녘·자리·쪽·켠·뾰족하다·솟다·크고작다 ← 각(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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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