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먹고 자고 기다리고 1
미즈나기 토리 지음, 심이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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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2.7.

만화책시렁 619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1》

 미즈나기 토리

 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8.30.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픈 사람을 모릅니다. 안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안다고 말한다면 뻥이요 거짓이자 눈속임입니다. 굶은 적 없는 사람이 굶는 사람 마음을 알 턱이 없습니다. 굶어 보아야 비로소 굶음이 무엇인지 조금은 느낄 수 있습니다. 가난하지 않은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모릅니다. 우리나라 벼슬꾼은 일삯을 꽤 많이 받습니다. 벼슬꾼 가운데 가난한 이는 없습니다. 안 가난한 벼슬꾼은 어떤 길을 펼는지 저마다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를 읽으면, 마디앓이로 고단한 아가씨가 마주하는 하루와 일과 사람과 보금자리와 숲을 들려줍니다. 조금이라도 힘을 많이 쓰면 어느새 지치거나 드러눕는 몸이라지요. “멀쩡히 일을 많이 하는 다른 사람”처럼 움직이려 하면 반드시 앓아눕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겉보기로는 이 아가씨가 마디앓이인지 아닌지 못 가릴 수 있어요. 겉으로만 훑어서는 나를 모르고 너를 몰라요. 속으로 마주해야 나를 알고 너를 알아요. 사랑도 삶도 기쁨도 노래도, 겉이 아닌 속빛으로 헤아릴 적에 깨닫고 펴게 마련입니다. 기쁨은 돈크기로 못 가릅니다. 눈물은 생채기로 못 나눠요. 어린이더러 어른처럼 힘을 쓰거나 일하라 할 수 없습니다. 여린이 곁에 서려면 한마음이 되어야겠지요.


ㅅㄴㄹ


“그렇게 지금까지의 자신과 비교하면 힘들어져.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 새로운 내가 됐다고 말야. 돈이 없다면 없는 대로, 체력이 떨어졌다면 떨어진 대로, 아주 즐거운 일이 생길 거야. 내 경우엔 90살이 되어서야 오랜 꿈이 이루어졌거든.” (73쪽)


“3호동 사쿠마 씨 댁은 본가가 농가라서 햅쌀을 주지. 타가와 씨는 알이 큰 복숭아. 손수 만든 반찬을 주는 분도 있어. 매달 2∼3번은 식재료를 나눠받으니까, 츠카사의 친절은 노동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야.” (119쪽)


‘나도 몸 상태만 좋으면 더 일할 ……, 안 돼. 비굴 모드 되지 말기. 조금 걷다 가자.’ (135쪽)


#しあわせは食べて寝て待て

#水凪トリ


+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1》(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약식동원이 기본이라고 하는 홍콩인도 다들 자격증을 갖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 살림밥을 바탕으로 삼는 홍콩사람도 다들 밑종이가 있지는 않잖아요

→ 밥이 살린다고 여기는 홍콩사람도 다들 빛종이가 있지는 않잖아요

41


옆집에 피곤에 절은 독신여성이 이사 온다고 하면

→ 옆집에 지친 혼순이가 들어온다고 하면

→ 옆집에 파김치 홀순이가 온다고 하면

44


약선이라, 더 배우고 싶어

→ 돌봄밥, 더 배우고 싶어

→ 보살핌밥, 더 배우고 싶어

→ 꽃밥이라, 더 배우고 싶어

44


교원병이거든요

→ 마디앓이거든요

→ 바람앓이거든요

→ 앓바람이거든요

81


이건 진피도 들어 있어서

→ 여긴 귤껍질도 들어서

89


내가 주주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 내가 그루지기가 될 수 있다고는

→ 내가 그루터기가 될 수 있다고는

110


주가도 별로 오르지 않는 종목이지만

→ 그루값도 썩 오르지 않지만

→ 값도 그리 오르지 않는 그루이지만

110


대하 드라마 시작할 시간이야

→ 긴마당 할 때야

→ 긴꽃 할 무렵이야

123


조금 걷다 가자. 혈액순환, 혈액순환

→ 조금 걷다 가자. 피돌기. 피돌기

135


교제비에 돈을 더 써야 하는 거 아닐까

→ 어울돈

→ 사귐돈

14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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