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코이코 짱 12
나나지 나가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23.

읽었습니다 305



  둘레에서 흔하게 본다고 여겨 한자말로 ‘평범’이라 하고, 까다로운 곳이 없다고 여겨 ‘평이’라 하고, 누구나 고르게 어울린다고 여겨 ‘평화’라 하지만, 막상 ‘평(平)’이라는 한자를 왜 써야 하는지 헤아리는 사람은 드뭅니다. 우리말로 하면 ‘고르다·고루’입니다. 고르기에 반반하고, 반반하니 부드럽고, 부드러우니 모난 데가 없이 수월하며, 수월하기에 수수하면서 흔하고 너릅니다. 《평범한 코이코 짱 12》을 읽으면서 심심하다 못해 따분했습니다. 짝을 맺고 몸을 섞어야 사랑이라 일컫지 않습니다. 짝을 맺으면 ‘짝맺기’이고, 몸을 섞으면 ‘몸섞음’입니다. 사랑은 그저 ‘사랑’입니다. 흔하게 쓴다고 여기는 자그마한 낱말 하나부터 다시 바라볼 줄 알아야지 싶어요. 쉽게 듣고 어디서나 주고받는 삶말 하나부터 곰곰이 짚어야지 싶습니다. 여느 말씨 하나부터 모든 하루를 엽니다. 수수한 빛은 숲으로 가지만, 뻔한 몸짓은 똑같은 틀에 갇혀서 쳇바퀴로 맴돕니다.


《평범한 코이코 짱 12》(나나지 나가무/박소현 옮김, 학산문화사, 2020.10.25.)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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