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1.17.

숨은책 887


《꽃이 사람보다 따뜻할 때》

 김진경·박복선 엮음

 푸른나무

 1992.2.20.



  요즈음 어린이는 배움터에서 안 가르치는 책이어도 홀가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푸름이는 아직 배움수렁 틀거리에서 못 벗어나느라, 배움터에서 안 다루는 책을 들출 짬을 내기가 버겁습니다. 1992년에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산문”이란 이름으로 《꽃이 사람보다 따뜻할 때》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 책을 스무 살이 넘고 나서야 보았습니다. 한창 푸른배움터를 다닐 무렵에 이런 책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없었고, 배움수렁에 뛰어드는 책이나 글이 아니면 “읽지 마라”고 윽박지르곤 했습니다. 이제는 나라에서 “배움책 아니면 들추지 마라”고 못박거나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 이미 누구나 손전화로 모든 이야기를 살피고, 어느 책이건 사읽을 수 있습니다. 그저 “교과서에 없는 글까지 살펴서 마음밥으로 삼자”는 마음으로는 덜 뻗을 뿐입니다. 푸름이가 둘레를 헤아리는 눈길을 틔우자면, 먼저 어버이부터 배움수렁 아닌 살림길을 들려주고 함께 살필 노릇이요, 배움터 길잡이도 여러 이야기를 알려주고 같이 생각해야겠지요. 1992년 묵은 책에 글을 실은 분을 보면, 나중에 적잖이 엉뚱하거나 엉터리인 굴레로 치달립니다. 꽃은 꽃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곱게 꿈을 그리면서 피어나고 어우러지면 저마다 환할 텐데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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