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17.

오늘말. 나쁜척


입으로 말을 합니다. 손으로 살림을 짓습니다. 귀로 소리를 듣습니다. 몸으로 이모저모 움직이면서 하루를 보냅니다. 말과 삶이 다르면 입만 벙긋하는 셈이고, 앞뒤 다른 모습이라면 어쩐지 치레를 하거나 아닌 척하는 매무새입니다. 이지러진 모습이라서 나쁘지 않아요.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보이면 넉넉한데, 자꾸 거짓부리로 흐르기에 눈비음입니다. 짐짓 나쁜척을 하는 때가 있습니다. 내가 아닌 탈을 쓰면서 돌려세우려 합니다. 어쩐지 얄궂지만, 이제는 싹 바꾸어야겠다고 느끼기에 모든 겉치레를 치우고서 속빛으로 거듭나려는 길입니다. 밤하늘에 가득한 별빛을 바라보는 사람은 허방을 놓지 않습니다. 새파란 낮하늘에 흐르는 구름이 짓는 춤사위를 헤아리는 사람은 헛되이 하루를 흘리지 않습니다. 더 많이 팔거나 해야 하지 않아요. 더 많이 쥐거나 얻어야 하지 않아요. 더 많이 쌓거나 누려야 하지 않아요. 터무니없이 뿌연 하늘을 씻는 빗방울을 반길 줄 알 적에 살림살이가 깨어납니다. 어이없이 시끄러운 길바닥에서 쇳덩이를 멈추거나 치울 적에 마을이 살아납니다. 아웅거릴 수 있지만, 비틀리기도 할 테지만, 다시 눈을 뜨고 새로 걸어갑니다.


ㅅㄴㄹ


나쁜척·나쁜체·잘난척·잘난체·젠체하다·거짓·거짓스럽다·거짓것·가짓·가짓스럽다·가짓것·가짓부리·가짓불·거짓말·거짓부렁·가짓부렁·거짓부리·가짓부리·거짓소리·가짓소리·척·척하다·체·체하다·치레·아닌 척·아닌 체·있는 척·있는 체·겉발림·겉치레·겉으로·겉질·겉짓·겉꾼·꾸미다·눈비음·아웅·탈·탈쓰다·허방·허튼·헛되다·벙긋질·뻥·뻥치다·앞뒤 다르다·말과 삶이 다르다·뜬금없다·말로만·말뿐·입으로·입만·입뿐·이지러지다·일그러지다·어긋나다·뒤틀리다·비틀리다·잘못·얄궂다·엉터리·어이없다·터무니없다 ← 위악적(僞惡的)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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