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과학적


 과학적 사고력을 키운다 → 깊이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 슬기롭게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 짜임새 있게 생각하는 힘을 키운다

 과학적인 증명을 해 보자 → 제대로 밝혀 보자 / 차근차근 밝혀 보자 / 빈틈없이 밝혀 보자

 과학적 원리 → 밝꽃길

 과학적 지식 → 깊은 앎

 과학적 관리 → 꼼꼼히 돌봄

 과학적 대답 → 똑똑한 말


  ‘과학적(科學的)’은 “과학의 바탕에서 본 정확성이나 타당성이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정확성(正確性)’은 “바르고 확실한 성질”을 뜻하고, ‘타당성(妥當性)’은 “사물의 이치에 맞는 옳은 성질”을 뜻한다 합니다. ‘확실(確實)’은 “틀림없이 그러함”을 뜻하고, ‘이치(理致)’는 “정당한 조리”라 하며, ‘정당(正當)’은 “이치에 맞아 올바르고 마땅함”을 뜻하고, ‘조리(條理)’는 “앞뒤가 맞고 체계가 서는 갈피”라 합니다. 그러니까 “틀리지 않음, 올바름, 빈틈없음”에다가 “마땅함, 앞뒤가 맞음(알맞음), 튼튼히 섬”을 나타낸다고 할 만한 ‘과학적’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틀리지 않음, 올바름, 빈틈없음”에다가 “마땅함, 앞뒤가 맞음(알맞음), 튼튼히 섬”처럼 말하면 되는 자리에 구태여 ‘과학적’을 쓴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학문에서 쓰는 이름인 ‘과학’이라면 과학일 뿐이고, ‘-적’을 붙이는 “과학적으로 말하다”나 “과학적으로 생각하다” 같은 자리에서는 다른 뜻이라고 보아야지 싶습니다. 과학을 바탕으로 생각한다면 “과학을 바탕으로 생각(← 과학적 사고)” 하는 일입니다. 과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과학을 바탕으로 말(← 과학적 설명)”하는 일이고요. 과학에 따라 살피면 “과학에 따라 생각(← 과학적인 탐구)”하는 일이에요.

 

 과학에 따라

 과학을 바탕으로

 과학으로

 과학을 헤아리며

 

  한자말 ‘과학’을 그대로 써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어떤 과학’을 하는지를 제대로 밝혀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 과학’인지를 살뜰히 보여주어야 합니다. ‘어떤 바탕’인지를 낱낱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저 과학이라면 ‘과학’ 한 마디면 넉넉합니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풀어” 나갔다고 한다면, 이 ‘과학적’이란 무엇을 가리킬까요. 탐정이 과학자와 마찬가지로 과학을 아주 잘 알아서 과학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었다는 소리일까요? 빈틈없이 살피고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앞뒤를 잘 이은 끝에, 숨겨진 모두를 알아냈다는 소리일까요? 이모저모 헤아리면 ‘깊다’나 ‘샅샅이·빈틈없이·낱낱이·꼼꼼히·꼬치꼬치’나 ‘똑부러지다·똑똑하다·단단하다’나 ‘밝다’나 ‘바르다·맞다·알맞다·들어맞다·옳다’나 ‘차근차근·찬찬히’나 ‘슬기롭다’나 ‘훌륭하다·아름답다’나 ‘야무지다·짜임새 있다’로 풀어낼 만합니다. 새롭게 우리말을 그리고 싶다면 ‘깊꽃·밝꽃’이란 이름을 써 볼 만해요. ㅅㄴㄹ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학습 방법을 과학적으로 개선하고

→ 그러자면 또 배우는 길을 차근차근 고치고

→ 그러자면 또 배우는 길을 슬기롭게 가다듬고

→ 그러자면 또 배우는 길을 짜임새 있게 손질하고

→ 그러자면 또 배우는 길을 야무지게 손보고

《참 교육의 돛을 달고》(찌까즈 께이시/김성원 옮김, 가서원, 1990) 101쪽


그보다는 오히려, 이민노동자들이 불안과 불행으로 인해서 두세 배나 더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더욱 과학적일 것이다

→ 그보다는 오히려, 이웃일꾼이 두려움과 슬픔 때문에 두세 곱이나 더 괴롭다고 말해야 더욱 올바르다

→ 그보다는 오히려, 이웃일꾼이 두려움과 슬픔 때문에 두세 곱이나 더 괴롭다고 말해야 더욱 알맞으리라

《행운아》(존 버거·장 모르/김현우 옮김, 눈빛, 2004) 159쪽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을 덮어두고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따위의 기준으로 헤아리는 것은 너무나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 하늘과 땅만큼 다른 대목을 덮어두고 생물 산소요구량 같은 잣대로 헤아리자면 너무나 밝꽃하고 동떨어집니다

《잘 먹겠습니다》(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 그물코, 2007) 47쪽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내린 결론은 아주 과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내린 말은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마무리는 아주 옳다고 생각합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내린 생각은 아주 빈틈없구나 싶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내린 생각은 아주 그럴싸했습니다

《엄마 친구 아들》(노경실, 어린이작가정신, 2008) 30쪽


반수치사량은 동물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음에도 별다른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계속 확대됐다

→ 죽음길은 짐승을 엄청 괴롭히는데도 알맞게 안 살피고 더 늘린다

→ 죽음턱은 짐승을 엄청 짓밟는데도 꼼꼼히 안 살피고 자꾸 늘린다

→ 죽음길턱은 짐승을 엄청 들볶는데도 딱히 까닭도 없이 또 늘린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피터 싱어/김상우 옮김, 오월의봄, 2013) 243쪽


한글이 과학적인 것은

→ 한글이 슬기롭다면

→ 한글이 빈틈없다면

→ 한글이 훌륭한 까닭은

《한글의 발명》(정광, 김영사, 2015) 24쪽


정말 감쪽같이 과학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다

→ 참말 감쪽같이 깊어 보이기도 한다

→ 참말 감쪽같이 밝게 보이기도 한다

《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소피 마제/배유선 옮김, 뿌리와이파리, 2016) 208쪽


그림이 굉장히 멋지군요, 존 제임스, 정말로. 하지만 과학적이지 않아요

→ 그림이 무척 멋지군요, 존 제임스, 참말로. 그러나 옳지 않아요

→ 그림이 대단히 멋지군요, 존 제임스, 아주. 그러나 맞지 않아요

→ 그림이 매우 멋지군요, 존 제임스, 더없이. 그러나 바르지 않아요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파비앵 그롤로·제레미 루아예/이희정 옮김, 푸른지식, 2017) 68쪽


한층 더 과학적 탐구에 나섰습니다

→ 한결 더 찾아나섰습니다

→ 한결 더 깊이 나섰습니다

→ 한결 더 파고들었습니다

《10대와 통하는 과학 이야기》(손석춘·신나미, 철수와영희, 2018) 25쪽


우리가 조금만 더 과학적이면 좋겠다

→ 우리가 조금만 더 똑똑하면 좋겠다

→ 우리가 조금만 더 야무지면 좋겠다

→ 우리가 조금만 더 꼼꼼하면 좋겠다

→ 우리가 조금만 더 차분하면 좋겠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바틀비, 2018) 9쪽


그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발언입니다

→ 이는 하나도 올바르지 않은 말입니다

→ 이는 깊꽃하고 동떨어진 얘기입니다

《10대와 통하는 생물학 이야기》(이상수, 철수와영희, 2019)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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