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 숲노래 사랑꽃 2024.1.3.
숲집놀이터 287. 좋아하지 마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지 말라고 할 까닭은 없지만, 으레 몇 가지는 들려준다. 첫째, “좋아하지 말고, 싫어하지 마.” 둘째, “사랑하면 돼.” 셋째, “오늘 하루를 꿈으로 그려서 천천히 걸어.” 넷째, “스스로 숲으로 피어나면서 노래하고 춤추자.” 다섯째, “나부터 스스로 돌아보고 바라볼 줄 알면 돼.” 어느 하나를 좋아하면, 이 하나를 뺀 다른 모두를 싫어하거나 등지기 쉽다. 좋아하는 어느 곳을 바라보는 동안, 둘레를 제대로 못 보거나 잘못 보기까지 하고, 더욱이 ‘좋아하는 것이나 곳’조차 속빛을 못 보거나 잘못 보곤 한다. 좋은말이나 좋은책은 오히려 안 좋다고 여길 만하다. 나쁜말이나 나쁜책은 곰곰이 보면 그리 나쁘지 않기 일쑤이다. 속내를 보아야 할 일이다. 겉모습을 보거나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속마음을 안 보거나 못 보거나 잘못 보거나 넘겨짚는다. 속마음을 바라보고 돌아보고 헤아리는 사람은, 어떤 겉모습이어도 스스럼없다. 말 한 마디도, 삶 한 자락도, 온나라에서 터지는 갖가지 말썽거리도, 겉이 아닌 속을 보면 누구나 스스로 깨닫는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