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페미니스트 - 개정판
서한영교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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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1.2.

다듬읽기 104


《두 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아르테

 2019.6.28.



《두 번째 페미니스트》(서한영교, 아르테, 2019)를 읽으면서 글쓴이가 여러모로 애쓰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다른’ 목소리가 아닌, ‘새로’ 걸어갈 목소리를 낼 줄 아는구나 싶어 반가웁지만, 자칫 스스로 틀에 갇힐 수 있을 텐데 싶어요. 아이는 오롯이 아이입니다. 어른은 옹글게 어른입니다. 우리는 무슨무슨 ‘-주의자·-리스트’ 같은 군더더기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이 군더더기를 붙이면 으레 싸우더군요. 옳고 그르다고 섣불리 가르면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너무 따져요. 저는 곁님을 만나서 두 아이를 돌보는 열여덟 해(2024년까지)를 살며 집안일을 도맡습니다만, 힘들지 않을 뿐 아니라 늘 새롭게 배워요. 두 아이가 어릴 적에는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차렸으나, 어느 무렵부터 하루 한두끼만 차립니다. 시골에서 느긋이 스스로 배우는 살림길을 걸으니 “두끼 아닌 한끼로 넉넉할” 때가 흔하고, 무엇보다 네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하루를 그리고 함께 짓는 길이 즐겁더군요. 집일이건 바깥일이건 힘들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심부름’은 시켜서 하는 몸짓이라 힘들지만, ‘일’은 물결처럼 스스로 일으키는 몸짓이라 안 힘들어요. 첫째도 둘째도 아닌,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면서, 오순도순 집살림을 짓고, 힘닿는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고 웃으면서 스스럼없이 먼저 일하면 됩니다. 못 쓴 책은 아니지만, 어깨에 너무 힘을 주면서 목소리를 너무 내려고 하는데, 부디 아주 힘을 빼고 아이랑 느슨히 노는 길을 열기를 바라요. 아이를 학교에 안 보내면 온누리가 아름답고 사랑입니다.


ㅅㄴㄹ


두 분의 스승이 있다

→ 두 스승이 있다

→ 스승 두 분이 있다

8


누워 회복하고 있는 아내의 눈빛을 잊지 않기 위해

→ 누워 몸을 살리는 곁님 눈빛을 잊지 않으려

9


나는 대개 편하게 살았다

→ 나는 거의 쉽게 살았다

→ 나는 수월히 살았다

13


문단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괴물들이 득세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떤 곳이기에 이토록 부라퀴가 넘친단 말인가

→ 글밭이 어떻기에 이토록 얼간이가 판친단 말인가

15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쓰고 있는 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무엇한테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 문득 궁금하다. 나는 어디로 달아나고 싶어서 이토록 악을 쓸까

32


시각장애가 있는 애인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 눈먼 사랑이와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 장님인 사랑님과 함께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수월치 않았다

38


혼인 의례를 상상/준비하면서 우리의 자세는 점점 분명한 한 문장으로 압축되어갔다

→ 꽃잔치를 그리고 챙기면서 우리는 차츰 또렷이 한 마디를 외쳐 갔다

→ 꽃마당을 생각하고 추스르며 우리는 어느새 똑똑히 한 마디를 외쳤다

47


이 가혹한 시대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영 자신이 없었다

→ 이 모진 나날에 아이를 키운다니 영 힘들었다

50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한 작가는

→ 아기쉼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간 어느 글님은

60


세 가지 층위가 있는데

→ 세 가지 자리가 있는데

→ 세 가지 길이 있는데

77


오늘의 달은 만월입니다

→ 오늘은 보름달입니다

79


하루 세 끼 밥상 차림은 굉장한 체력을 필요로 했다

→ 하루 세끼 밥차림은 무척 힘이 들었다

→ 하루 세끼를 차리자니 매우 힘들었다

124


가사노동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서노동이 있다

→ 집안일뿐 아니라 마음일이 크다

→ 집일 못지않게 마음을 쏟아야 한다

131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회의라는 것을 했다

→ 이레마다 집안모임을 했다

→ 이레마다 집수다를 열었다

134


우산 아래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급해진다

→ 슈룹에서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바쁘다

140


어떨 때는 부처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야

→ 어떨 때는 빛님이 아닐까 생각해

→ 어떨 때는 하느님 아닐까 생각해

151


나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한다

→ 나는 뻔히 대꾸를 한다

→ 나는 틀에 박힌 말을 한다

165


필요한 덕목

→ 챙길 대목

→ 헤아릴 길

→ 살필 마음

201


최강한파라고 했던 날

→ 강추위라고 하던 날

→ 얼음추위라 하던 날

203


음악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비트가 필요하다. 쿵쿵쿵 쿵쿵쿵

→ 노래를 하려면 쿵쿵쿵 쿵쿵쿵부터 넣는다

228


나름 비장한 각오로 문패를 걸어두었다

→ 꿋꿋하게 이름을 걸어두었다

→ 씩씩하게 이름판을 걸어두었다

29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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