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주무르다 2022.10.16.해.



몸 어느 곳이 뭉치거나 쑤시거나 아프다면, 스스로 몸에 빛이 흐르도록 생각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야. 네 몸은 언제나 네 손길을 기다린단다. 네가 마음에 심는 생각대로 움직이는 몸이야. 네가 어질거나 슬기롭거나 참하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쓰면, 네 몸은 기쁘게 움직이지. 네가 어리석거나 멍청하거나 엉성하게 마음을 굴리면, 이때에는 아무 생각이 없는 굴레인데, 네 몸은 처지거나 힘을 잃거나 사납게 뒹굴지. 네가 할 일이란, “네 몸이 네 마음에 즐거운 빛으로 반짝이는 기운이 돌도록 생각을 짓기”라고 할 수 있어. 뭉친 곳을 가만히 눌러 봐. 쑤신 곳에 고요히 손을 대 봐. 아픈 곳을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햇빛을 띄워 봐. “네 사랑이 샘솟는 마음”으로 손가락을 놀리면서 스스로 몸을 주무르면 모든 부스러기랑 티끌이 감쪽같이 사라진단다. 손바닥만 대어도 낫고, 손가락만 짚어도 낫지. 그저 바라보아도 낫고, 눈을 감고서 마음으로 주무르거나 어루만져도 나아. ‘힘’이란 몸에서 피어나면서 하얗다면, ‘기운’이란 마음에서 자라나면서 환해. 힘을 몸밖으로 빼내면 몸이 주저앉을 텐데, 마음은 기운으로 보내고 또 보내어도 마르지 않는단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보내고 받고 나누고 누리는 ‘마음빛’인 ‘기운’이야. 천천히 주물러 보렴. 너 스스로 힘샘·기운샘을 알아차릴 테니까. 느긋이 주물러 주렴. 네가 스스로 달래 주기에, 아플 수도 지칠 수도 죽을 수도 없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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