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9.


《난 그 여자 불편해》

 최영미 글, 이미, 2023.2.21.



‘고흥 학교밖 청소년 센터’에서 흰쌀 한 자루를 들고서 찾아온다. 가난살림(빈민층)을 돕겠다는 곳에서는 으레 흰쌀을 주는데, 우리 집은 누런쌀(현미)을 먹는다. 가난살림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물어보는 일꾼을 아직 못 본다. 아무튼, 우리 집 아이들이 그곳에 가서 누리거나 배울 이야기는 없다. 그러나 그곳에서 ‘어린이·푸름이 우리말 이야기꽃’을 열 뜻이 있다면 기꺼이 고흥읍에 가서 이웃 아이들한테 글읽눈(문해력)을 들려줄 수 있다. 올해에 여러 고장에 찾아다니며 이야기꽃을 펴며 생각해 보니, 배움터라는 틀에 깃든 아이들은 여러모로 덤(혜택)이 많으나, 배움터 바깥에서 스스로 길을 찾는 아이들한테는 아무것도 없더라. 교육부도 전남교육청도 배움수렁(대학입시·검정고서)만 뒷배를 할 뿐이다. 《난 그 여자 불편해》를 읽고서 한숨이 나왔다. 최영미 씨가 고은 민낯을 밝힌 대목은 훌륭하되, 이녁 글밥은 많이 허술하다. 최영미 씨부터 또다른 글담(문단권력)이지 싶다. 〈조선일보〉에 글을 쓸 자리를 얻는 이가 ‘글담’이 아니라면 누가 글담일까? 글힘도 글담도 아닌, 글두레를 펴시기를 빈다. 고은 민낯은 글로 적었지만, “숱한 다른 글담 민낯”은 아예 안 건드리거나 모르는 척한다면, 그냥그냥 글삯벌이일 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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