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12.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

 김슬기 글, 스토리닷, 2023.10.31.



빗줄기가 가늘다. 싱그러이 씻고 포근하게 보듬는다. 오늘 ‘고흥 교육대토론회’를 고흥교육청에서 여는데, 몇 시부터인지 살피지 않았다고 떠오른다. 13시부터 하는 줄 14시에 이르러 깨닫고, 부랴부랴 읍내로 간다. ‘작은학교 살리기’나 ‘교육발전기금’은 거의 헛도는 말 같다. ‘학생은 줄어드는데 교사는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씁쓸하다. 교육청과 군청만 ‘아이 데려오기’를 애써야 하나. 배움수렁(입시지옥)이 버젓한 얼개에, ‘서울 열린배움터(in 서울 대학교)’로 보내려고 용쓰는 모든 몸짓이 시골을 한결 빠르게 무너뜨리는 줄 모를까. 아무 ‘제도권 교육’이 없어도 된다. 아이들이 들숲바다하고 집살림을 어릴 적부터 차근차근 살피고 익히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울 읽었다. 어느 글이건 스스로 지은 삶을 차곡차곡 여미면 알뜰하고 반갑다. 꾸며서 쓸 수 있는 글이란 없다. 꾸미면 다 겉치레로 맴돈다. 고스란히 쓰면 된다. 시골사람은 시골말로, 서울사람은 서울말로, 다 다르게 사투리로 쓸 일이다. 잘 읽혀야 할 글이 아니다. 잘 읽을 노릇인 글이다. 말솜씨가 빼어나야 하지 않다. 듣는 귀를 열면 되고, 보는 눈을 틔우면 된다. 글을 굳이 어렵게 꾸미거나 한자말을 끼워넣는 버릇을 털면 될 텐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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