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 조선어학회, 47년간의 말모이 투쟁기
이상각 지음 / 유리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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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2.26.

다듬읽기 4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이상각

 유리창

 2013.9.25.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이상각, 유리창, 2013)은 뜻있게 나온 책이라고 느끼면서도, 왜 주시경 님이 갈닦은 말넋을 못 헤아리나 싶어 아쉽습니다. 주시경 님은 ‘무늬만 한글’이 아닌, 삶으로도 넋으로도 빛으로도 말로도 숨결로도 ‘하늘을 품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인 한글’을 누구나 널리 쓰면서 스스로 깨어나기를 바랐습니다. 주시경 님 발자취를 다룬 줄거리는 알뜰하되, 이 줄거리를 여민 글자락은 아쉽습니다. 글씨로만 한글을 쓰는 굴레를 넘기를 바라요. 마음을 담은 소리인 말인 만큼, 우리 마음을 숲빛인 말씨로 가다듬고 가꾸기를 바랍니다. 수글을 자랑하지 말자는 뜻을 남긴 한힌샘 님인데, 막상 한힌샘 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수글을 내세운다면 얼마나 딱한 노릇인가요. 수수하게, 수월하게, 수더분하게, 수런수런 수다를 펴듯, 우리말은 숲과 들과 바다와 하늘과 별을 골고루 품는 말결입니다. 이 말빛을 읽어낼 때라야 눈을 뜨고 생각을 열 테지요.


ㅅㄴㄹ


아일랜드인의 민족어인 켈트어는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 아일랜드사람 겨레말인 켈트말은 빛을 잃은 지 오래다

20쪽


거의 다 되어가니 경거망동해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깐죽여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설쳐선 안 됩니다

→ 거의 다 되어가니 호들갑은 안 됩니다

21쪽


당대 지식인들은 한자 문화에 젖어 우리말 어휘가 모자라고 표현 방식도 서툴렀다

→ 그무렵 글바치는 한자에 젖어 우리말을 잘 모르고 서툴렀다

28쪽


다양한 방식으로 민족 구성원의 정신을 일깨워 대한독립의 길로 이끌기 위해 부심했다

→ 여러모로 겨레넋을 일깨워 홀로서는 길로 이끌도록 애썼다

→ 이래저래 겨레얼을 일깨워 꿋꿋이 서는 길로 이끌려고 힘썼다

38쪽


조선의 대표적인 지식인들이 민족적 패배를 넘어 영혼의 굴종을 선언한 셈이다

→ 이 나라 내로라하는 글꾼이 고꾸라질 뿐 아니라 넋이 나갔다고 외친 셈이다

→ 이 땅에서 손꼽는 글바치가 자빠졌을 뿐 아니라 얼이 빠졌다고 밝힌 셈이다

53쪽


불령선인의 소굴로 점찍었다

→ 몹쓸놈 굴로 찍었다

→ 나쁜놈이 넘친다고 찍었다

67쪽


수갑을 채우고 포승을 묶으면서

→ 고랑을 채우고 밧줄을 묶으면서

195쪽


자칭 사상범을 다루는 데 백전노장이라는

→ 이른바 빨갱이를 잘 다룬다는

→ 거꿀이라면 꿰었다고 내세우는

199쪽


한징이 옥중고혼이 되었다

→ 한징이 사슬터에서 죽었다

→ 한징이 쇠고랑으로 죽었다

222쪽


여론을 의식한 이승만의 백기투항으로 한글 파동은 깨끗이 종식되었다

→ 뭇눈길을 느낀 이승만이 손을 들어 한글 큰바람은 깨끗이 끝났다

→ 뭇눈을 깨달은 이승만이 물러나면서 한글 소용돌이는 깨끗이 끝났다

24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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