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2.24.

오늘말. 치르다


스스로 해보면서 알아차립니다. 남이 할 적에 구경한다면 어깨너머에서 그쳐요. 몸소 겪을 적에 알아봅니다. 남한테 맡긴 채 스스로 안 한다면, 몸에도 마음에도 안 남습니다. 차근차근 치르는 일거리를 이웃하고 나눕니다. 저마다 어떻게 느끼거나 살피는가를 헤아리려고 두런두런 모둠수다를 폅니다. 내 마음을 들려주고 네 마음을 듣습니다. 도란도란 두레수다를 열면서 내 뜻을 밝히고 네 뜻을 받아들여요. 귓등으로 지나가면 알지 못 합니다. 오늘치를 미룰 수 있지만, 자꾸 손을 놓는다면 그만 마음까지 사그라듭니다. 좀 까다롭더라도 넘어가지 말아요. 꽤 어렵더라도 이다음으로 빼지 말아요. 바깥에서 맴돌기보다는 스스럼없이 깃들면서 온빛으로 담아 봐요. 우리 마음은 무엇이든 놓을 수 있는 그릇입니다. 생각도 소리도 느낌도 이야기도 얹는 접시예요. 노랫가락을 얹는 노래접시도 되고, 살림가락을 두는 살림그릇도 됩니다. 곰곰이 돌아보고서 바로 할 일하고 나중 할 몫을 가릅니다. 우리 눈빛으로 그린 꿈을 선보입니다. 서로서로 짓는 사랑을 맛봅니다. 손을 떼던 일머리를 새삼스레 붙잡습니다. 이 너머에서 맞이할 새날을 차곡차곡 품습니다.


ㅅㄴㄹ


겪다·해보다·치르다·하다·맛보다·미리하다·선보이다·그리다·꾸미다·만들다·시늉·흉내·따라하다·따지다·살피다·알아보다·헤아리다 ← 모의체험


등뼈·등골·그릇·접시·담다·노래고리·노래접시·노래꾸러미·노래판·소리고리·소리접시·소리꾸러미·소리판 ← 디스크(disk·disc)


두레얘기·두레수다·모둠얘기·모둠수다·모둠가름·배움얘기·배움수다·익힘얘기·익힘수다 ← 합평


밖·바깥·그밖에·이밖에·따로·빼다·미루다·접다·떼다·놓다·손떼다·손놓다·넘기다·넘어가다·지나가다·나중·너머·뒤·-고서·다음·이다음·그다음·안 하다·하지 않다 ← 논외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