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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
알프레드 스메드베르이 원작, 히시키 아키라코 지음, 김숙 옮김, 다루이시 마코 그림 / 북뱅크 / 2010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4.
그림책시렁 1298
《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
하시키 아키라코 글
다루이시 마코 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2010.5.5.
사람들이 으레 잊는데 ‘달빛은 없다’입니다. 얼핏 있는 척하지만 막상 없는 빛이 달빛입니다. 달빛이란 허울입니다. 달바라기를 하면서 멍하니 있을 적에는 우리 기운을 달한테 빼앗긴다고 여길 만합니다. 바라보려면 별바라기를 해야지요. 별을 볼 적에는 아무 기운을 안 빼앗겨요. 오히려 별바라기를 하는 사람은 별한테서 새빛을 받아들입니다. 《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를 돌보고픈 어미 고양이 하루를 들려주는 듯한데, 고개를 자꾸자꾸 갸우뚱했습니다. 어미 고양이는 수고양이인가요? 암고양이라면 스스로 젖을 물릴 노릇입니다. 사람 아기도 고양이 새끼도 어미젖을 물어야 튼튼히 자랍니다. 암고양이 없이 수고양이만 있다면, 이때에는 소젖을 얻으려 할 수 있겠지요. 모름지기 고양이는 사람 손길을 굳이 안 타면서 스스로 의젓하게 들살림을 하는 이웃입니다. 개한테는 목줄을 하되, 고양이한테는 목줄을 안 하는 뜻을 잊지 않기를 바라요. 좁다란 집에 가두면 고양이는 미쳐버리게 마련입니다. 낮에는 풀내음 그윽한 곳에서 해바라기를 즐기고, 밤에는 별빛이 고즈넉한 데에서 밤노래를 누리는 고양이 살림길입니다. 고양이를 무턱대고 이쁘게만 그리려 하지 말고, 별이 무엇이고 들살이가 무엇인지부터 보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