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23.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

 오치근·박나리 글·그림, 보리, 2020.6.15.



목을 앓느라 말을 할 적마다 칼칼하다. 새삼스레 ‘칼칼’이란 낱말을 헤아린다. 온몸으로 마주할 적에 ‘낱말 하나 지은 옛살림’을 새록새록 느낀다. 바람은 가벼운 듯 밝고, 새벽이 지나갈 즈음 별이 천천히 사라진다. 청주에서 찾아온 이웃님을 맞이한다. 바깥마루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면서 새바라기를 나란히 한다. 날갯짓에 날갯소리를 듣는다. 다시 별이 돋는 밤이다. 실컷 앓자고 생각하면서 드러눕는다. 꿈자리에서 숱한 사람들을 만난다. 몇 해 앞서까지는 ‘앞으로 맞이할 일’을 꿈에서 미리 보았는데, 요사이는 ‘예전에 겪은 삶이 사랑빛으로 바뀌는 모습’을 꿈에서 새삼스레 본다. 예전에는 동무들이 “야, 너,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았어?” 하고 물으면 “얼마 앞서 꿈에서 봤어.” 하고 대꾸했는데, ‘맞이할 일’이란 아직 없던 일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으로 그린 일이더라. 우리는 저마다 다르게 이 삶에서 배울 일이 있어서 꿈을 그리고 본다.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를 읽었다. 아기자기하게 잘 엮었다. 숲을 잊고 잃었을 뿐 아니라 등지며 살아가는 오늘날 어린이랑 어른한테 이바지하겠지. 다만 ‘자연미술’이 아닌 ‘숲그림’이라 하기를 빈다. 한자말을 써야 그럴듯한 놀이로 바뀌지 않는다. 수수하게 말하고 놀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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