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에 부엉이 튼튼한 나무 45
다테나이 아키코 지음,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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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 맑은책시렁 2023.12.3.

맑은책시렁 313


《오른손에 부엉이》

 다테나이 아키코

 나카반 그림

 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6.23.



  《오른손에 부엉이》(다테나이 아키코/정미애 옮김, 씨드북, 2021)를 읽었습니다. 아이하고 어른·어버이가 서로 어떤 사이로 지낼 적에 서로 보금자리를 이루면서 마을이 아늑할까 하는 실마리를 잘 들려주었구나 싶습니다.


  어린이는 집에서 얼마든지 느긋하게 배우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버이가 집에서 함께 배우고 같이 살림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밑바탕으로 둘 노릇입니다. 어린이를 배움터(학교)에 넣기만 한대서 아이들이 배우지 않습니다. 틀에 맞추어 따박따박 외우도록 내모는 배움틀이라면, 아이들은 골이 아프고 벅차고 힘들게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어린이는 놀 틈을 누려야지요. 책을 펴서 배우기도 해야겠습니다만, 먼저 집안일을 거들 줄 알아야겠고, 집살림을 거느리는 길도 차근차근 익혀야지요. 집안일하고 집살림을 등진 채 머리에 부스러기(지식)만 잔뜩 집어넣으면, 어느새 애늙은이처럼 시들고 말아요.


  왼쪽하고 오른쪽이 오래도록 헷갈릴 수 있습니다. 내가 선 자리에서 보면 왼쪽이지만, 나를 보는 쪽에서는 오른쪽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린이한테도 어른한테도 “여기가 왼쪽이잖아!”가 아니라, “나랑 너는 서로 마주하면서 다르지만, 서로 다르기에 나란하기도 하단다.” 하고 부드러이 풀어내어 삶빛부터 알려줄 노릇이에요.


  가장 쉬운 말씨부터 차근차근 익혀서 스스로 마음을 느긋이 밝히도록 북돋울 때라야 배움터라는 이름을 쓸 만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어린이가 썩 느긋하지 못 해요. 왜 여덟 살에 어린배움터에 가야 할까요? 왜 열네 살에 푸른배움터에 가야 하나요? 왜 열린배움터(대학교)까지 다녀야 하지요?


  집하고 마을은 언제나 삶터이자 살림터에 사랑터이면서 배움터요 숲터로 거듭날 노릇입니다. 가르지 말아요. 가르거나 쪼개지 말고, 손을 맞잡으면서 함께 웃는 길을 헤아리기를 빕니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나란히 있어야 태어나요. 아이는 엄마아빠한테서 고루 사랑받아야 천천히 철이 들면서 아름답게 자라나요. 엄마아빠처럼 순이돌이(남녀)가 어깨동무하는 길을 배우고 익힐 적에 모든 어린이와 어른이 사랑을 깨닫습니다.


ㅅㄴㄹ


“즐거울까?” 이곳에 오는 가족은 다들 한가로이 웃는 얼굴로 휴일을 즐긴다. 풀밭에서 뒹굴거나 이리저리 뛰어놀면서 깨끗한 공기를 실컷 들이마신다. 아빠가 이곳에 가게를 연 이유도 여기가 그런 장소이기 때문이다. 거리가 멀어서 리쿠의 표정은 알 수 없지만, 웃는 얼굴은 아닌 것만은 확실했다. (42쪽)


“아빠, 아침노을과 저녁노을은 비슷하지만 달라.” “뭐가 다른데?” “음, 저녁노을은 파란 도화지에 빨간색을 칠하는 느낌.” “그래, 그래.” “근데 아침노을은 빨간 도화지에 파란색을 칠하는 느낌.” (75쪽)


미노리의 마음속에는 어떤 큰 그림자가 감춰져 있는 건 아닐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아, 오지랖이 또 꿈틀거린다. (80쪽)


“오늘 아침, 아빠가 또 엄마한테 소리를 질렀어요.” “흐음.” “제가 그만하라고 엄마를 감쌌더니, 시끄럽다고 저한테도 소릴 지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같이 소리 질렀어요. 그만 좀 하라고, 왜 맨날 소리만 지르냐고, 그런 아빠는 이제 필요 없다고.” (115쪽)


+


갑작스레 휘몰아친 야유의 폭풍 속에서

→ 갑작스레 우우 휘몰아치더니

→ 갑작스레 마구 비아냥대더니

→ 휘몰아치듯 놀리더니

6쪽


나의 고백에 두 사람은 동시에 입을 모아 말했다

→ 내가 말하자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

→ 내 말에 두 사람은 나란히 말했다

7쪽


혹시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맨다는 걸 알고 계셨어요?

→ 설마 제가 아직 오른쪽 왼쪽을 헤매는 줄 아셔요?

16쪽


네 평소 오지랖의 범위를 넘어선 거야

→ 네 여느 오지랖을 넘어섰어

→ 네 오지랖을 넘어섰어

57쪽


마음속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 마음속에서 묵직하게 울린다

64쪽


결과가 좋았어. 할머니께 감사해야지

→ 잘되었어. 할머니가 고마워

64쪽


옆에서 키득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거렸다

→ 옆에서 키득키득했다

66쪽


보기완 다르게 노력가구나

→ 보기완 다르게 애쓰는구나

→ 보기완 다르게 힘썼구나

109쪽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모든 분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 모든 분한테 참말로 고맙게 절을 올립니다

1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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