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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네 동네 이야기 ㅣ 한이네 동네 이야기
강전희 지음 / 진선아이 / 2012년 4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28.
그림책시렁 1291
《한이네 동네 이야기》
강전희
진선아이
2012.4.20.
예부터 우리말은 ‘마을’입니다. ‘마실’이나 ‘말·실’이라고도 했고, ‘고을·골’이라고도 했습니다. 때로는 ‘터’라고도 했어요. 이 같은 우리 삶터는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온 뒤부터 ‘정(町)’도 썼지만 ‘동(洞)’이 확 퍼졌습니다. 그리고 ‘동네(洞內)’ 같은 말씨도 뻗었어요. 이러다가 다시 우리말 ‘마을’이 차츰 살아납니다만, ‘마을·말·실·고을·골·터’ 같은 낱말이 어떤 밑동이거나 뿌리인지 살피는 사람은 드뭅니다. 《한이네 동네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한이‘네’가 살아가는 터전은 그림책으로 보건대 아직 오순도순 북적북적 어울리는 듯싶습니다. 햇볕을 골고루 나누고 바람도 두루 나누는 마을에서는 다들 걸어다니면서 만나고 얘기합니다. 이와 달리 잿더미로 높직하게 쌓은 곳에서는 다들 안 걸어요. 오늘날 잿터(아파트 단지)는 걸어다닐 만한 데가 아닙니다. 잿터를 둘러싼 곳도 비슷하지요. 쇳덩이(자동차)로 오가는 틀로 짜는 큰고장이에요. 부릉부릉 시끄럽고 매캐하게 얽히는 곳에서는 이야기도 살림살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온나라가 자꾸자꾸 마을을 없애고 잿더미를 올리려는 판입니다. 앞으로 살림집과 골목과 마을이 더 사라지면, 한이네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숨돌릴 곳조차 사라지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