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4.


《라다크 소년 뉴욕에 가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스티븐 고어릭·존 페이지 글, 매튜 운터베르거 그림/천초영 옮김, 녹색평론사, 2003.12.10.



여수로 건너가는 새벽. 짐을 꾸려 들길을 걷는다. 여수남초등학교 어린이하고 여덟걸음째 글읽눈(문해력) 이야기를 마친다. 한낮에 길손집으로 간다. 15시부터 받는다고 하기에 맞이칸에서 무릎셈틀을 켜서 글을 쓰며 기다리려고 한다. 길손집 일꾼이 일찍 들어가도 된다고 해서 13시에 들어간다. 빨래하고 씻고 드러눕다가 글을 몇 자락 쓰고서 밥거리를 장만하러 나온다. 늦은 한끼를 먹으니 확 졸립다. 해롱해롱 버티다가 이른저녁에 곯아떨어진다. 밤에 잠을 깬다. 바깥을 보니 별은 없고 불빛만 환하다. 《라다크 소년 뉴욕에 가다》를 틈틈이 다시 장만한다. 일찍 판끊어진 얇고 가벼운 그림꽃(만화)이다. 둘레에 드리려고 또 사고 다시 사는데, 어느 날 문득 돌아보자니, 가까운 이웃이건 먼 남남이건, 숲과 마을과 시골과 서울을 거의 모르는구나 싶더라. 시골이 없으면 서울이 있을 수 없다. 숲이 없으면 시골이 있을 수 없다. 숲이 없으면 마을도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자꾸 숲을 밀거나 없앨 뿐 아니라, 시골에서조차 숲을 미워하는 ‘배움틀(교육과정)’이다. 총칼로는 나라를 못 지킨다. 숲이 있어야 나라를 지키고 살린다. 우린 눈멀고 귀닫힌 쳇바퀴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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