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1.19.
오늘말. 말라비틀다
마르지 않기에 샘이라고 합니다. 새롭게 솟아서 흐르기에 샘물입니다. 틀에 박힐 적에는 ‘생각’이라 하지 않습니다. 샘물처럼 늘 새로 피어나는 빛나는 씨앗이라서 생각이란 낱말로 나타냅니다. 우리가 짓는 마음은 늘 싱그러이 흐르는 물줄기처럼 새록새록 싱그러울 수 있어요. 물길 곁에서 싹트는 풀꽃나무처럼 푸르게 자라나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맑고 밝게 번지는 물빛을 담고서 밑그림을 짜고 밑절미를 이루면서 밑틀을 일굴 만합니다. 그러나 밑자락을 딱딱하게 세우면 그만 바탕도 밑동도 뻣뻣하지요. 하루를 밝히면서 어진 길을 알리면 즐거운데, 자꾸자꾸 느자구를 밟으면서 매몰차게 굴면 스스로 버거워요. 담을 수 있기에 든든하되, 닫아걸기에 담벼락이에요. 서로 담으니 닮아가지만, 서로 다르다고 등지면 그만 말라비트는 마음으로 쪼그라들어요. 저마다 다르기에 새롭게 다다르려고 다시 마음을 당겨서 만나지 않을까요? 차갑게 식은 마음을 꽃찔레 꽃내음으로 녹이고 싶어요. 말라붙은 곳에 싹이 트고 움이 트고 비가 오고 이슬이 맺히면서 기쁨글 한 자락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웃음글을 알립니다. 아름글이랑 슬기글을 올립니다.
ㅅㄴㄹ
샘·샘물·샘터·물길·물줄기·모·뿌리·싹·싹눈·싹수·느자구·움·싹트다·싹나다·움트다·솟다·트다·밑·밑동·밑거름·밑그림·밑모습·밑바탕·밑절미·밑짜임·밑틀·밑판·밑받침·밑밥·밑뿌리·밑싹·밑자락·밑줄기·바탕·바탕길 ← 원천(源泉)
글·글발·글자락·까다·까밝히다·밝히다·알리다·밝힘말·알림글·올림말·올림글 ← 방(榜)
꽃찔레·담찔레·담꽃 ← 장미(薔薇)
굳다·굳어지다·딱딱하다·딱딱해지다·뻣뻣하다·매몰차다·메마르다·마르다·말라붙다·말라비틀다·식다·차갑다·차다 ← 경화(硬化)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