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 그림으로 사랑을 말하고, 사랑의 그림을 읽다,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선정도서
김수정 지음 / 포르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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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1.2.

다듬읽기 116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

 김수정

 포르체

 2022.8.3.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를 읽으면서 글치레가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굳이 멋있게 쓰려고 애쓸 까닭이 없습니다. 오래도록 남는 그림이 왜 아름다울까요? 멋지게 남기려 했기에 아름다운 그림이지 않아요. 마음을 다하여 사랑을 담기에 아름답습니다. 그림뿐일까요? 손멋에 겉치레가 가득한 빛꽃(사진)은 한때 반짝할는지 모르나 어느새 사라집니다. 책이름을 짚어 본다면, “우리는 사랑스런 얼굴이”고, “우리 얼굴은 사랑스럽”다고 해야겠지요. 얼굴은 얼굴이라고 합니다. “얼굴을 가졌다”는 옮김말씨(번역체)입니다. “사랑의 얼굴”은 일본말씨예요. 다들 이렇게 쓰는데 뭐 어떠냐 하고 여긴다면, 굳이 글을 쓸 까닭이 없겠지요. 다들 얼뜬 꼭두각시를 나라지기로 뽑아 준대서, 우르르 몰려가야 하지 않습니다. 다들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를 버젓이 쓰더라도 우리까지 따라해야 하지 않아요. 사랑을 담은 그림처럼, 낱말 하나에 사랑을 실어서 쓸 뿐입니다.


ㅅㄴㄹ


부드럽고 순응적인 모습도 저의 일면입니다

→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도 제 한켠입니다

→ 저는 부드럽고 고분고분하기도 합니다

→ 저는 부드럽게 따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10쪽


사랑이 아니라 로맨스의 영역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달콤한 곳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따스한 자리에서요

→ 사랑이 아니라 곰살가운 데에서요

10쪽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사랑이 시정잡배市井雜輩의 사랑보다 나을 것은 무엔가요

→ 우두머리 사랑이 조약돌 사랑보다 무엇이 나을까

→ 벼슬꾼 사랑이 들풀 사랑보다 무엇이 나은가

11쪽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선택한 순전純全한 사람들에게

→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고른 맑은 사람들한테

→ 사랑으로 아름답기를 바란 꽃다운 사람들한테

13쪽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딸들이 학교에서 퇴학당할지언정 타협은 하지 않았다

→ 이름을 고치지 않은 딸이 배움터에서 쫓겨날지언정 무릎꿇지 않았다

→ 이름을 안 바꾼 딸이 배움터에서 내쫓길지언정 물러나지 않았다

21쪽


이처럼 아름다운 프러포즈는 없다고 믿는다

→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찾기는 없다고 믿는다

→ 이처럼 아름다게 물은 말은 없다고 믿는다

21쪽


사랑하기 위헤 꼭 유일한 대상이 존재할 필요는 없다

→ 사랑할 사람이 꼭 하나여야 할 까닭은 없다

→ 사랑할 님이 꼭 하나뿐이어야 하지는 않다

32쪽


결국 그녀에게 거절을 표했지만 그 순간 여자의 절박함을 읽었다

→ 끝내 손사래쳤지만 그때 얼마나 막다랐는지를 읽었다

→ 끝내 물리쳤지만 그때 얼마나 벼랑끝인지를 읽었다

61쪽


새삼 스무 살의 내가 아쉬워진다

→ 새삼 스무 살 내가 아쉽다

65쪽


모든 화가는 절정絶頂을 화폭에 담는다. 절정의 순간, 절정의 공간, 절정의 시간을 붓질한다

→ 모든 그림님은 빛을 그림에 담는다. 빛나는 때, 빛나는 곳, 빛나는 하루를 붓질한다

84쪽


그 이야기에 우리는 자신을 정확히 대입한다

→ 이 이야기에 우리 스스로를 맞춘다

→ 이 이야기에 우리를 따박따박 담는다

→ 이 이야기에 우리를 꼭 넣는다

93쪽


사랑이란 이름의 교통사고는 발생해 버렸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딪히고 말았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달려들고 말았다

→ 사랑이란 이름으로 들이치고 말았다

143쪽


5성 호텔 결혼식도, 하와이 신혼여행도

→ 닷별 마실채 잔치도, 하와이 꽃마실도

24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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