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순응적


 죽음에 대해 순응적인 작품이다 → 죽음을 고분고분 받아들이는 작품이다

 순응적인 사람이구나 → 고분고분한 사람이구나 / 따라가는 사람이구나

 오랫동안 순응적으로 지내다 → 오랫동안 고분고분히 지내다

 순응적으로 살지 말자 → 시키는 대로 살지 말자 / 고분고분 살지 말자


  ‘순응적’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순응(順應)’을 찾아보면 “환경이나 변화에 적응하여 익숙하여지거나 체계, 명령 따위에 적응하여 따름”으로 풀이해요. “체제 순응적”이라는 얼거리로 흔히 나타나는 ‘순응 + 적’은 누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모습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이는 ‘고분고분·따르다·말을 잘 듣다’로 손질할 만해요. ‘얌전하다·네·오냐·무턱대고’로 손볼 수 있고, 뜻을 살려서 ‘바보·그냥·그저’나 ‘길들다·끄덕이다·듣다·물들다’로 손을 만합니다. 흐름을 살펴서 ‘얼뜨기·얼치기·어리보기·머저리’ 같은 낱말을 손볼 수 있어요. ㅅㄴㄹ



나는 ‘운명’이라는 말을 결코 순응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길’이라는 말을 조금도 고분고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고개’라는 말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는 ‘고비’라는 말을 그저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이두호, 행복한만화가게, 2006) 55쪽


그것은 지배계급이 고안해 낸 체제 순응적인 인물로서

→ 이는 벼슬무리가 지어낸 틀을 잘 따르는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머리가 빚어낸 굴레에 길든 사람으로서

→ 이는 높은놈이 꾸며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으로서

→ 이는 다스리는 쪽에서 만든 종 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꼭두벼슬이 짜낸 바보같은 사람으로서

→ 이는 우두머리가 세운 얼뜬 사람으로서

《빅토르 하라》(조안 하라/차미례 옮김, 삼천리, 2008) 37쪽


밥 차려주는 어머니에 해당하는 순응적 일상을 겉으로는 살고 있다

→ 밥 차려 주는 어머니처럼 고분고분한 하루를 겉으로는 산다

→ 밥 차려 주는 어머니마냥 시키는 대로 따르는 하루를 겉으로는 산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은유, 서해문집, 2016) 67쪽


부드럽고 순응적인 모습도 저의 일면입니다

→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도 제 한켠입니다

→ 저는 부드럽고 고분고분하기도 합니다

→ 저는 부드럽게 따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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