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9.


《만화 만드는 법》

 야마모토 오사무 글·그림/이기진 옮김, 길찾기, 2016.8.15.



오늘도 눈부신 볕날을 잇는다. 마당에 옷살림을 잔뜩 널어서 말린다. 큰아이랑 밥을 짓고 국을 끓인다. 하루하루 새록새록 누린다. 이윽고 수박을 장만하러 고흥읍으로 간다. 이 고장은 시골이어도 나무가 적고 잿집(아파트)을 많이 올린 탓에 후끈하고 매캐하다. 그러나 우리 마음에 푸른길을 그리면 읍내도 서울도 한달음에 푸르게 물들일 수 있다. ‘그들이 잿빛으로 덮어서 나쁠’ 까닭은 없다. ‘우리가 풀빛으로 감싸서 하늘빛으로 물들이며 노래하’면 넉넉하다. 《만화 만드는 법》을 장만해서 먼저 읽었는데, 도무지 아이들한테 건넬 만하지 않았다. 야마모토 오사무 님은 워낙 이렇게 응큼질을 즐겼나? 《머나먼 갑자원》이나 《도토리의 집》이나 《천상의 현》에서는 응큼질이 안 나와서 몰랐다. 그림꽃을 그리는 길을 밝히는데 왜 엉뚱한 그림이 깃들지? 붓끝과 이야기와 삶과 꿈과 사랑을 하나로 여미는 아름답고 푸르면서 빛나는 하루를 들려주기에 글이요 그림이다. 응큼짓을 일삼은 이 나라 벼슬꾼(시장·정치꾼)이 어떤 길을 걸었는가? 입으로 읊어야 ‘진보·좌파’일 수 없다. 삶으로 푸르게 살아갈 적에 ‘새빛(진보)·왼길(좌파)’이다. 그리고, 어느 쪽에 서더라도 오롯이 사랑일 노릇이다. 미움이라면 빛도 길도 아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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