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구미 - 구미 재발견을 위한 문화안내서
임수현.이진우.남진실 지음 / 삼일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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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10.25.

다듬읽기 98


《우리 동네, 구미》

 임수현·이진우·남진실

 삼일북스

 2022.7.25.



《우리 동네, 구미》(임수현·이진우·남진실, 삼일북스, 2022)를 반갑게 읽으면서 매우 아쉬웠다. 첫째로, 책이 너무 무겁다. 이 책을 손에 쥔 채 구미마실을 하자면 손목이 시큰거리겠더라. 둘째로, 글이 너무 어렵다. 구미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어린이 눈높이’로 추스르면 얼마나 좋을까. 셋째로, 더 느긋이 찬찬히 구미를 헤아리지 못 한 듯싶다. 이름난 구경터를 자랑하기보다는, 오래오래 구미사람 살림자리로 곁에 있은 수수한 마을과 숲과 가게를 이야기할 적에 오히려 빛날 텐데. 모든 고장(지자체)이 저마다 이녁 고장을 자랑하거나 알리려는 책을 내는데, 하나같이 ‘섣부른 일본말씨 + 일본 한자말 + 영어’로 범벅을 한다. 왜 쉽게 안 쓸까? 왜 우리말을 안 쓸까? 이제는 “우리 마을” 이야기를 ‘마을말(사투리)’로 펴고, 살림말로 속삭일 때이다. ‘문화예술 지식인’이나 ‘비평가’를 흉내내는 말씨가 아닌, 오롯이 살림말에 숲말에 마을말로 삶을 노래하자.


ㅅㄴㄹ


온갖 책을 소개하고 알리고 권하며 살고 있는데

→ 온갖 책을 알리고 북돋우며 사는데

→ 온갖 책을 밝히고 얘기하며 사는데

4


수도권이 아닌 지방은

→ 서울곁이 아닌 고을은

→ 서울밭이 아닌 곳은

6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 몹시 고맙다

→ 모두 고맙다

→ 고맙다고 절을 올린다

7


태초에 산이 있었다

→ 처음에 멧골이 있다

17


의천은 금오산에서 수도했다

→ 의천은 금오산에서 갈닦았다

→ 의천은 금오산에서 벼렸다

20


구미를 대표하는 국민 관광지이다

→ 구미에서 내로라하는 꽃터이다

→ 구미에서 손꼽는 멋터이다

21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다

→ 임진싸움 때 불탔다

→ 임진싸움 때 사라졌다

22


무언가의 발상지라는 말은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 무언가 태어났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한다

→ 무언가 처음이라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24


지금 나오는 샘물은 근래에 뚫은 지하 암반수라고 한다

→ 요즘 나오는 샘물은 새로 뚫은 바윗물이라고 한다

26


겨울에는 폭포 물이 얼어붙어 커다란 고드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 겨울에는 쏠물이 얼어붙어 고드름이 커다랗기도 하다

27


쇠사슬을 붙잡고 가파른 절벽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 쇠사슬을 붙잡고 벼랑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좀 씩씩해야 한다

→ 쇠사슬을 붙잡고 가파른 길을 타고 올라가야 해서 아슬아슬하다

29


거의 수직으로 솟은 험한 비탈을 올라야 했다

→ 거의 깎아지른 비탈을 올라야 했다

30


다음 생에는 건강한 몸으로 극락왕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 다음에는 튼튼한 몸으로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 다음 삶은 튼튼몸으로 하늘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31


계단의 가파름을 견디고 전망대에 올라

→ 가파른 디딤길을 견디고 보임터에 올라

→ 가파른 디딤돌을 견디고 즐김터에 올라

44


저수지를 한눈에 조망하면 더없이 완벽한 올레길 코스다

→ 못을 한눈에 살피면 더없이 알뜰한 올레길이다

→ 못을 한눈에 내다보면 더없이 좋은 올레길이다

44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궁금증은 더 커진다

→ 아닌 줄 알고 나면 더 궁금하다

45


여전히 아름다운 금오지의 윤슬이 반짝였다

→ 금오못 윤슬은 언제나 아름답다

→ 금오못 물살은 늘 아름답게 반짝인다

47


새마을 중앙시장이 상설시장으로 바뀌게 된 것도

→ 새마을 가운저자가 늘저자로 바뀐 까닭도

→ 새마을 가운마당이 늘마당으로 바뀐 뜻도

59


책의 진열만으로도 서점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 책을 꽂기만 해도 책집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깨닫고

→ 책을 놏기만 해도 책집이 아름다울 수 있다고 깨닫고

64


많은 연극인과 관객들에게도 울림을 주었다

→ 숱한 꽃님과 사람들도 울렸다

67


노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불려질 때 꽂힌다

→ 노래는 사람들이 널리 부를 때 꽂힌다

118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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