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0.19.

만화책시렁 530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2005.8.30.



  목숨을 이으려면 먹어야 한다고 여깁니다. ‘밥’이란 ‘바탕’을 이루는 살림입니다.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몸을 ‘밝’히고 힘을 내지요. 속으로 담기에 ‘머금다’에 ‘먹다’예요. 숨을 이어가는 발판인 밥 한 그릇이란, 스스로 빛나려는 길에 놓는 살림일 테니, 아무 밥이나 먹을 일이 아니고, 아무렇게나 먹을 노릇도 아닙니다. 《사랑이 없어도 먹고살 수 있습니다》는 참말로 ‘사랑 없이’도 얼마든지 밥을 잘 먹는다는 줄거리라기보다는, ‘사랑을 찾고 품고픈 마음’이기에 새로 먹고 다시 먹으면서 기운을 차리겠다는 줄거리라고 여겨야지 싶어요.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먹는답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먹는다는군요. 꿋꿋하게 서려고, 앞을 바라보려고, 넘어지거나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려고 먹는답니다. 참 알뜰하면서 훌륭해요. 이렇게 스스로 속빛을 헤아리고 다독일 수 있다면, 무엇을 먹든 사랑빛을 찾아나서는 길에 설 만합니다. 일이란, 내가 나를 사랑하는 하루를 지으려고 일으키는 몸짓입니다. 말이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심는 씨앗입니다. 여기에 밥 한 그릇을 나란히 놓고서, 내가 나를 사랑하는 길을 찾으려는 몸짓을 실컷 뽐냅니다. 오늘 하루도 사랑으로, 어제도 모레도 사랑으로 걸어가려고 살림을 지어요.



“그런데 말야,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맛있는 가게를 많이 찾을 수 있어?” “이보셔. 나는 말이지, 일할 때랑 잘 때 빼고는 거의 하루 종일 먹는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왔거든. 그리고, 종류에 따라선 일할 때조차 먹는 걸 생각하고 있다구.” (65쪽)


“나는 이럴 때 자유롭기 위해서 지금까지 빈손으로 살아온 거라구!” S하라는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자기 이름을 밝히고 맘껏 분노를 터뜨렸다. Y나가의 콘티 수정 건은 취소되었고, 작업은 깨끗이 종료. 원고도 깨끗이 넘겼다. 그리고 S하라의 취직도 깨끗이 물 건너갔던 것이다. (128쪽)


피차 인격에 결함이 있는 만화가와 수년간 동거해 온 동지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가 점점 무르익었다. (146쪽)


#よしながふみ #愛がなくても喰ってゆけます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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