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3.10.7.
오늘말. 감투잡이
멧골을 누비면서 차근차근 뜯은 멧나물 한 두름을 나눕니다. 나도 너도 나란히 누리려고 합니다. 감투잡이라서 더 주지 않고, 마름이라서 더 주어야 하지 않습니다. 일꾼도 심부름꾼도 알맞게 갈라서 넉넉히 누리려고 합니다. 멧숲은 언제나 우리 모두를 보살핍니다. 들풀에 들나물로 보듬고, 우거진 나무로 푸르게 돌보아요. 둘레를 곰곰이 생각해 봐요. 꽃가루받이를 하는 벌이랑 나비가 있어요. 애벌레를 잡는 새가 있어요. 노래하는 개구리에 풀벌레가 있지요. 바람내음을 맡을까요. 구름무늬를 살필까요. 빗줄기는 늘 춤노래로 찾아옵니다. 톡톡 빗방울이 듣는다 싶으면 어느새 눈치를 채고는 바깥을 기웃거리다가 마루닫이를 드르륵 열고는 마당으로 뛰어나가서 비맞이를 합니다. 사람은 들하고 숲 사이에서 빛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들이며 숲을 망가뜨리는 샛놈으로 뒹굴기도 합니다. 하늘을 톺아보고, 바다를 들여다보고, 별빛을 풀이하기를 바라요. 저마다 어떤 숨결일까요? 모든 숨붙이는 어떤 뜻을 매기면서 이 별에서 어우러질까요? 봄에는 봄빛이 그득히 노랫가락이 퍼집니다. 가을에는 가을빛이 가득히 가락꽃이 흘러요. 하루를 읽고 오늘을 누립니다.
ㅅㄴㄹ
일꾼·마름·지기·지킴빛·지킴이·끌다·이끌다·돌보다·보살피다·모임일꾼·모임지기·모임빛·모임꽃·사람·감투·감투꾼·감투잡이·사잇놈·샛놈·사잇꾼·샛꾼·사잇바치·샛바치 ← 간부(幹部), 간사(幹事)
새기다·생각하다·보다·여기다·살피다·밝히다·풀다·풀이하다·돌아보다·들여다보다·알아보다·넘겨보다·속보다·뜯다·따지다·뜻매김·뜻풀이·말풀이·글풀이·짚다·톺다·읽다·맡다·눈치채다·기웃거리다·여는글·여는길·열다 ← 해석(解釋)
노래·노랫가락·노랫소리·가락꽃·춤노래 ← 풍악(風樂)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