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구청장 2023.9.6.물.



‘벼슬(관리 직책)’은 “있어도 그만이거나 없어도 그만”이 아닌, 처음부터 덧없는 자리야. ‘벼슬’이라는 자리를 놓으니까 사람들이 사람으로서 사람다움을 잊다가 잃어버린단다. ‘대통령’이 있어야 할까? ‘국회의원·장관’이 있어야 할까? ‘공무원’이 있어야 할까? 모두 부질없어. ‘교사’는 있어야 할까? 다 덧없어. 모든 사람은 스스로 돌보고 다스리고 이끌고 가르친단다. 다른 사람을 세워야 할 까닭이 없지. 스스로 설 일이고, 스스로 살림할 하루이고, 스스로 사랑할 마음이야. 그런데 사람들 스스로 삶·살림·사랑을 등지고서 돈·이름·힘을 누리고 싶어하다 보니까, 벼슬을 세운단다. 벼슬도 윗자리·가운자리·밑자리를 가르면서 ‘심부름꾼’을 거느리려고 하지. ‘공무원’이란, 사람들 궂은일을 풀며 이바지할 자리여야 맞지만, 어쩐지 다들 ‘닭벼슬’처럼 팔랑거리고 ‘나리꽃’처럼 앞서려고 하더라. 닭은 닭이면 되고, 나리꽃은 나리꽃이면 돼. 그런데 ‘위아래’나 ‘높낮이’가 없는 사람 사이에서 금을 긋고서 우쭐거리려 한다면, 이이는 스스로 곪으려고 하는 셈이야. 함께 일하고 쉬고 노래하는 살림살이를 등지려고 하는 셈이지. 힘을 뽐내려는 벼슬이란 얼마나 어리석고 철없어 엉성할까. 나누려는 마음이 아닌, 심부름꾼을 거느리려는 벼슬아치(구청장·군수·시도지사)는 얼마나 가난할까. 너는 어디에 있고 싶니? 보금자리·살림자리·사랑자리가 아닌, 힘자리·이름자리·돈자리는 웃으며 물리치기를 바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나무에다 걸개천 매는 마음이

벼슬자리를 세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