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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
마쓰오카 교코 지음, 오코소 레이코 그림, 이창희 옮김 / 북뱅크 / 2020년 11월
평점 :
숲노래 어린이책 / 어린이문학 2023.9.9.
맑은책시렁 307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
마쓰오카 교코 글
오코소 레이코 그림
이창희 옮김
북뱅크
2002.5.15.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마쓰오카 교코 글·오코소 레이코 그림/이창희 옮김, 북뱅크, 2002)는 수수께끼를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가 숲에서 늑대하고도 신나게 노는 길을 들려줍니다. 으레 늑대란 사납고 아이를 마구 잡아먹으려 한다고 여기지만, 늑대가 혼자 섣불리 아이한테 달려드는 일이란 없습니다. 늑대뿐 아니라 뭇짐승도 섣불리 사람을 건드리려 하지 않아요. 다들 사람 곁으로 살며시 다가와서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려 하고, 이모저모 바라보다가 마음으로 말을 걸려고 합니다.
이웃을 마주하고 동무를 헤아리는 사람이라면, 겉모습으로 따지거나 가르지 않아요. 잘생겨야 이웃인가요? 곱상해야 동무인가요? 아닐 테지요. 사람하고 사람 사이도 겉이 아닌 속으로 마주하고 사귈 적에 비로소 이웃이요 동무이면서 사랑이 샘솟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사람 아닌 뭇숨결을 그저 숨빛으로 바라보고 마주하는 길을 익히거나 이야기하지 않을 적에는, 그만 아이답지도 않고 어른스럽지도 않습니다. 이런 여러 대목을 보자면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아이》는 제법 잘 썼다고 여길 만하면서도 여러 곳이 아쉽습니다. 뻔한 틀에 아이 눈길을 가두려 한 대목이라든지, 아이가 섣불리 늑대 따위하고 어울리면 안 된다고 걱정하고 나무라는 어머니는 참으로 아쉽지요. 우리는 이렇게 틀에 스스로 가둔 채 아이로서도 어른으로서도 삶이며 사랑을 등집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웃음꽃으로 수수께끼를 놀고, 말에 얽힌 삶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이야기를 여미는 아이스러운 줄거리는 반갑습니다. 글쓴이가 더 마음을 기울여서 글을 쓰고 손질했다면 한결 나았을 테지요. 또한 옮김말은 어린이책답지 않아요. 얄궂은 일본말씨는 털어내고 손질해야지요.
ㅅㄴㄹ
“이거 참, 꽤나 어려운 수수께끼로군 그래.” “어렵지? 잘 생각해 봐.” 아이가 말했습니다. 늑대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18쪽)
“그렇게 쉬운 건 재미없어. 그건 아까 한 번 냈던 거잖아.” 아이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창문에 손을 갖다대면서, “하얗고 부드럽고 맛있고, 게다가 늑대보다 훨씬 훨씬 똑똑한 사람은 누구게? 그건 바로, 바로 나!” 하고 말하더니 창문을 쾅, 닫아버렸습니다. (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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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를 찾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 어린아이를 찾습니다
8쪽
뭘 하고 있니
→ 뭘 하니
8쪽
입 주변을 쓰윽
→ 입가를 쓰윽
10쪽
이런 식으로 하는 거 말이야
→ 이렇게 하는 놀이 말이야
11쪽
준비 됐니? 그럼, 나부터 시작할게
→ 다 됐니? 그럼, 나부터 할게
12쪽
들쥐는 갉아먹는 게 특기니까
→ 들쥐는 갉아먹기를 잘하니까
16쪽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습니다
18쪽
눈을 감으면 신기하게도 생각의 실마리가 술술 풀린다고도
→ 눈을 감으면 놀랍게도 생각 실마리가 술술 풀린다고도
21쪽
아이의 말대로 양 손을 머리에 대고
→ 아이 말대로 두 손을 머리에 대고
22쪽
언덕 위 풀밭에
→ 언덕 풀밭에
48쪽
훨씬 똑똑한 사람은 누구게? 그건 바로, 바로 나
→ 훨씬 똑똑한 사람은 누구게? 바로, 바로 나
5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