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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의 달리기
아만 기미코 지음, 이소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어린이책 / 어린이문학 2023.8.31.
맑은책시렁 303
《꼴찌들의 달리기》
아만 기미코 글
카도다 리츠코 그림
이소라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10.10.
《꼴찌들의 달리기》(아만 기미코·카도다 리츠코/이소라 옮김, 크레용하우스, 2001)를 읽고서 참 잘 쓴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스스로 쓸 줄 모르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삶을 다루는 이야기는 먼발치에 있지 않아요. 바로 오늘 이곳 우리가 나날이 부대끼는 터전에서 자랍니다.
우리말 ‘꼴찌·꼬마’는 ‘꽃’하고 말밑이 같습니다. ‘끝’도 말밑이 만납니다. 이 대목을 헤아리는 어진 눈은 얼마나 있을까요? 꼴찌에 꼬마인 아이들 곁에서 “꽃이란 언제나 꼴찌로 피어나면서 끝을 빛내어 처음부터 새롭게 여는 길이란다.”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진 마음은 얼마나 될까요?
다만, 이 책은 일본글로는 “びりっこ一年生”으로 나왔습니다. 일본글은 ‘꼴찌’란 말을 안 내세웁니다. 그저 첫걸음(1학년) 아이들이 서로 돕고 아끼고 어깨동무하는 길을 차분히 들려줍니다. 책이름을 “꼴찌 달리기”로 바꾸어도 아주 나쁘지는 않으나, 이렇게 바꾼 뜻을 우리 스스로 얼마나 읽어낼 수 있을까요?
우리는 ‘꼴찌’가 왜 꼴찌이고, ‘꼬마’가 왜 꼬마이고, ‘꽃’이 왜 꽃인 줄 모르는 채 허덕이는 나날은 아닌가요? 너무 바쁘고, 그저 서울에 얽매이고, 아이하고 말을 섞을 틈이 없는 굴레이지는 않나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아닌 꼴찌는 ‘꽃찌’입니다.
ㅅㄴㄹ
‘정말 그럴까?’ 수정이는 엄마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 알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수정이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꼴찌가 되는 건 정말 싫어…….’ 하는 소리가 자꾸만 울려 나왔습니다. (19쪽)
지은이와 수정이는 검정색과 빨간색, 크고 작은 짝짝이 장화를 신고서 열심히 달렸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하나둘 결승점에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달리고 있는 사람은 꼴찌가 된 둘뿐이었죠. 둘은 ‘비’ 선에 놓여진 우산을 하나씩 들고서 다시 달렸습니다. (75쪽)
#あまんきみこ #びりっこ一年生
지은이의 기쁜 마음을 아는지
→ 지은이가 기쁜 줄 아는지
7쪽
운동회 준비를 하게 되는 거야?
→ 놀이마당을 꾸려?
→ 들마당을 건사해?
13쪽
춤을 열심히 연습했는데도 끝내 잘 되지 않았습니다
→ 춤을 힘껏 쳐 보았는데도 끝내 잘 되지 않습니다
17쪽
식탁 위에는 수정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김밥이랑
→ 밥자리에는 수정이가 아주 좋아하는 김밥이랑
22쪽
지은이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 지은이는 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 지은이는 온힘으로 달렸습니다
5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