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8.15.


《위안부 문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

 히라이 미쓰코 글/윤수정 옮김, 생각비행, 2020.3.25.



우리 집 작은 초피나무에 빈 고치랑 푸른 고치가 있다. 범나비가 깨어난 자국에, 머잖아 날개돋이를 하려고 꿈길로 접어든 모습이다. 아침 일찍 집안일을 마치고서 11시 버스로 읍내로 나간다. 오늘 펴는 노래꽃수다(시창작수업)를 꾸리려고 마음을 추스른다. 나무그늘에서 쉬다가 일어나서 걷는데 매미가 문득 팔뚝에 내려앉는다. 여섯 발로 팔뚝을 가볍게 잡은 매미하고 눈이 마주친다. “넌 언제 태어났니? 오늘? 어제? 나무뿌리 곁에서 살다가 나무줄기를 타고서 햇볕을 쬐니 어때?” 17시가 넘어 이야기를 마치려니 함박비가 갑자기 온다. 멋지다. 시원하다. 18시 30번 버스를 탈 즈음에는 비가 그친다. 밤새 풀벌레노래를 누린다. 《위안부 문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를 새록새록 읽었다. 두 나라 앞길이 새롭게 빛나기를 바라면서 온마음을 다하는 이웃사람이 있구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가? 같은 할머니이되, 노리개가 되어야 했고, 꽃할머니로 새숨을 폈고, 늘 우리 곁에 있는 어른이다. 우두머리에 힘꾼에 글바치만 순이돌이를 짓밟지 않았다. 휩쓸리고 휘둘리면서 총칼을 손에 쥔 싸울아비 노릇을 하던 숱한 사람들도 스스로 짓밟고 이웃을 들볶았다. 함께 어제씻이를 할 수 있을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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