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 - 『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 제10회 우수편집도서상
조민제 외 지음, 이우철 감수 / 심플라이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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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 / 환경책 읽기 2023.7.28.

숲책 읽기 197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 ‘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

 조민제·최동기·최성호·심미영·지용주·이웅 엮음

 심플라이프

 2021.8.15.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조민제와 다섯 사람 엮음, 심플라이프, 2021)는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풀꽃나무에 붙은 이름을 《조선식물향명집》을 바탕으로 다시 하나하나 짚으면서 새롭고 깊으면서 넓게 돌아보는 얼거리입니다. 1928쪽에 이르는 두툼한 풀꽃책이고, 웬만하다 싶은 풀꽃나무 이름을 이 꾸러미로 차근차근 찾아볼 만합니다.


  엮은이 여섯 사람은 풀꽃나무를 틀에 박힌 굴레로 바라보려 하지 않습니다. 풀이름도 꽃이름도 나무이름도 처음에는 언제나 숲사람(시골사람)이 숲을 품고 살아가는 길에 숲빛을 담아서 고을·마을·고장뿐 아니라 집집마다 다르게 가리킨 뿌리를 헤아리려고 애씁니다.


  풀꽃나무 이름뿐 아니라, 우리가 쓰는 말도 처음에는 모두 ‘사투리’입니다. 고을·마을·고장·집마다 다르게 쓰는 말씨였는데, 서울이 크고 나라가 서면서 ‘맞춤말(표준말)’을 세웠을 뿐입니다.


  맞춤말은 으레 한 가지 이름만 세웁니다만, 사투리는 하나일 수 없어요. 또한, 맞춤말은 한 가지 이름이 그대로 흐르되, 사투리는 언제라도 새말이 태어납니다. 가만히 보면, 풀꽃나무를 가리키던 이름은 ‘고인말(고인 채 안 바뀌는 말)’이 아닙니다. 먼먼 옛날부터 조금씩 바뀌면서 흘러왔어요.


  무엇보다도 풀꽃나무 이름은 몇몇 꾼(전문가)이지 안 붙였어요. 풀살림을 가꾸고, 꽃송이를 사랑하면서, 나무를 보금자리에 품은 수수한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풀꽃나무뿐 아니라, 헤엄이나 새나 풀벌레나 숲짐승 이름도 사람들이 스스로 이름을 붙였어요.


  누가 붙인 이름을 외운 살림이 아닙니다. 밥옷집도 누구나 스스로 짓고 가꾼 살림이요, 말빛도 언제나 저마다 스스로 짓고 가꾼 살림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여러 얄딱구리한 풀꽃나무 이름은 이제부터 바로잡거나 새롭게 붙일 노릇이라는 뜻입니다. 이웃나라에서 들여오는 풀꽃나무한테는 우리 나름대로 풀빛·꽃빛·나무빛을 헤아리면서 스스로 이름을 붙일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름을 붙이기 앞서까지는 풀꽃나무를 모르게 마련이에요. 예부터 모든 숲사람(시골사람)은 모든 곳에 스스로 이름을 붙이면서 스스로 얼거리를 읽고 숨결을 알고 살림살이로 품었습니다. 크고작은 새를 바라보며 이름을 스스로 붙이기에 새를 이웃으로 삼아요. 나비한테도 풀벌레나 개구리한테도, 다들 스스로 이름을 붙여 주었어요.


  ‘이름(이르다 + ㅁ)’이란 “이르는 소리”요, ‘말’을 가리키는 다른 소리마디입니다. 마음을 담은 소리가 ‘말’이요, ‘서로 잇고 이야기하면서 이곳에 함께 있는 숨빛으로 담아내는 소리’가 ‘이름’입니다. 아름나무 같은 아름책 한 자락을 품는 이웃님이 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전나무의 옛이름은 젓나무로, 구과(毬果) 또는 가지에서 흰 젓이 나오는 것에서 ‘젓’ + ‘나모’가 ‘젓나모 → 젓나무 → 젼나무 → 전나무’로 변화해 현재의 전나무가 되었다. (120쪽)


15세기경부터 그 표현이 확인되는 옛이름인 부들은 붇곶(붓꽃)과 어원을 같이하는 이름으로, 지상부(주로 꽃이삭)의 모양이 붇(붓)처럼 보이는 것에서 유래했다. (142쪽)


버드나무라는 이름은 ‘버들’과 ‘나무’의 합성어로, 옛 표현은 버드나모(버들나모)인데 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자라는 형태가 특징적인 데서 비롯했다. 즉 ‘버들’은 (꼬부렸던 것을) ‘쭉 피다’라는 뜻의 ‘뻗다·벋다’에서 유래한 말이며, 따라서 버드나무는 위를 향하여 쭉 벋어가는 나무를 뜻한다. (417∼418쪽)


누튀의 ‘누’는 누렇다의 뜻으로 느릅나무에 비해 여러 면에서 노란색이 강하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며, 느티나무라는 이름의 어원에 따른 뜻은 ‘누런색을 띤 나무’이다. (498쪽)


무라는 이름은 고유어로 이해되지만, 그 정확한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다. (783쪽)


콩이라는 이름은 고리 또는 둥근 것을 가리키는 고 또는 공이 어원으로 둥근 것을 뜻한다. (993쪽)


조록싸리라는 이름은 벗겨놓은 줄기 껍질의 가느다란 모양을 ‘조록’하다고 본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주요 자생지인 경상남도 방언을 채록한 것이다. ‘조록’은 ‘조록조록’에서 유래한 말로 잔주름이 고르게 많이 잡힌 모양을 말한다. (1003쪽)


그러나 많은 초본성 식물을 널리 식용했던 전통적 관습에 비추어 볼 때 쇄채에만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도 합리성이 없고, (1806쪽)


민들레라는 이름은 ‘뮈움/뮈윰’(‘움직이다’ 또는 ‘흔들리다’라는 뜻의 옛말 ‘뮈다’의 명사형)과 ‘달외’(들꽃)의 합성어로, 깃털이 있는 열매가 바람에 날려 멀리 퍼지는 들꽃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1820쪽)


+


미역취라는 이름은 자원식물로 이용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 미역취라는 이름은 밑살림풀로 삼으면서 생겼으며

→ 미역취라는 이름은 밑풀로 누리면서 생겼으며

1815쪽


일본을 거쳐 국내에 유입되었는데, 야생화하여 귀화식물로 분류되고 있다

→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왔는데, 들꽃이 되어 들온풀로 여긴다

177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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