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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나그네 1 - 제주의 영혼, 오름을 거닐다 ㅣ 오름나그네 1
김종철 지음, 고길홍 사진 / 다빈치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3.7.26.
인문책시렁 311
《오름나그네 1》
김종철
다빈치
2020.4.15.
《오름나그네 1》(김종철, 다빈치, 2020)를 읽었습니다. 두 다리로 걷고, 온몸으로 부대끼고, 두 팔로 품은 제주 오름을 하나하나 풀어낸 꾸러미 가운데 첫걸음입니다. 오름을 둘러싼 마을에 깃들지 않고서는 오름을 알 길이 없습니다. 마을이 안긴 오름을 돌아보지 않고서야 제주라는 고장을 알 턱이 없어요.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집을 짓고, 다 다른 집은 어깨동무를 하며 마을을 이루고, 여러 마을이 오순도순 어우러져 고을을 이룹니다. 이 고을은 커다랗게 하나를 이루기도 합니다.
스스로 바라보려고 하면 스스로 느껴서 알아차립니다. 누가 남긴 자취만 좇으려 하면 어느새 ‘우리 눈’이 아닌 ‘길든 눈’으로 헤맵니다. 잘 알려고 걷지 않습니다. 똑바로 배우려고 걸어다니지 않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읽고, 이웃하고 만나는 자리를 보면서, 우리가 함께 인 하늘을 누리려고 하기에 즐거이 걸어요.
뜻있게 여민 책이되, 글멋을 자꾸 부린 대목은 아쉽습니다. 제주사람뿐 아니라, 온누리 사람들은 ‘어려운 말씨’나 ‘한자로 엮은 말씨’에 갇힌 삶이 아닙니다. 스스로 삶자리에서 길어올린 말인 ‘삶말’은 ‘살림말 = 사투리’입니다. 흙을 돌보고 바다를 품고 오름을 안은 수수한 제주사람이 구태여 한자를 배워서 마을이름이나 오름이름을 붙인 일이 없겠지요.
그러면 오름을 들려주는 책에 글결을 어떻게 가다듬을 적에 빛날까요? 비록 예전에 나온 책을 되살린 판이기는 하되, 어제 오늘 모레를 잇는 길을 어떤 숨길·글길·삶길·눈길로 추스르는 사랑길로 노래할 적에 스스로 아름다운가 하는 대목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ㅅㄴㄹ
이 샘이 속칭 거슨세미다. 물의 흘러나옴이 바다 쪽이 아니라 한라산 쪽으로 거스른 방향이란 뜻으로, 섬에서 몇 안 되는 이른바 역천逆泉 또는 역수逆水의 하나다. (25∼26쪽)
결국 다랑쉬는 높은 봉우리란 뜻이며, 원어 ‘달수리’의 변화된 형태로 남아 있는 고구려어라는 이야기다. (45쪽)
‘북오름’ 하면 산이라는 뜻이 중복된 표현이어서 어색한 느낌이 들기는 하나 ‘높다’의 뜻 쪽으로 본다면 ‘북오름’은 ‘높은오름’으로 해석해 부자연스러울 게 없을 것 같다. (67쪽)
잣(잣성)이란 옛날 목마장과 목마장을 구획하는 경계에 쌓던 담장을 이르며 (175쪽)
어느 것이 제 이름인지는 분명치 않고 한 오름에 별칭 한둘은 흔한 일이나, 한자명은 뒤에 생긴 것이라는 원칙에서 따진다면 아무래도 전설 어린 ‘각시바우오름’이 본디의 이름인 듯싶다. (238쪽)
한편 ‘색다리’라는 지명에 대하여는 어원상 ‘색’은 사이(間)의 뜻인 ‘삿’의 변화이며 ‘다리’는 들(野)을 뜻하기도 하는 ‘달’에서 온 것으로 삿달→샛달→색달→색다리의 변화를 거친, ‘가운데의 들’이란 뜻의 이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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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샘이 속칭 거슨세미다
→ 이 샘을 거슨세미라 한다
→ 이 샘이 거슨세미이다
25쪽
물의 흘러나옴이 바다 쪽이 아니라
→ 물이 바다 쪽으로 흘러나오지 않고
25쪽
섬에서 몇 안 되는 이른바 역천逆泉 또는 역수逆水의 하나다
→ 섬에서 몇 안 되는 거스름물이다
→ 섬에서 몇 안 되는 거스름샘이다
26쪽
뜻이 중복된 표현이어서 어색한 느낌이 들기는 하나
→ 뜻이 겹쳐 어설프기는 하나
→ 뜻이 겹치니 엉성하기는 하나
67쪽
‘북오름’은 ‘높은오름’으로 해석해 부자연스러울 게 없을 것 같다
→ ‘북오름’은 ‘높은오름’으로 풀이할 만하다
→ ‘북오름’은 ‘높은오름’으로 풀어도 엉성하지 않다
67쪽
흔치 않은 오름 위의 옹달샘으로서는 적은 수량이 아니다. 물줄기는 가늘어도
→ 흔치 않은 오름 옹달샘으로 물이 적게 솟지 않는다. 물줄기는 가늘어도
83쪽
긴 다리로 물 위를 유유히 걸어다니는 의젓함이며
→ 긴 다리로 물낯을 가볍고 의젓이 걸어다니며
→ 긴 다리로 물낯을 가만가만 의젓이 걸어다니며
123쪽
마음에 감치는 소박함을 지니고 있다
→ 마음에 감치며 수수하다
→ 마음에 감치도록 꾸밈없다
130쪽
서너 개의 작은 봉우리가
→ 작은 봉우리 서넛이
→ 작은 서너 봉우리가
228쪽
본디의 이름인 듯싶다
→ 옛이름인 듯싶다
→ 첫이름인 듯싶다
238쪽
한편 ‘색다리’라는 지명에 대하여는 어원상 ‘색’은 사이(間)의 뜻인 ‘삿’의 변화이며
→ 그리고 ‘색다리’라는 이름은 말밑으로 ‘색’은 사이를 뜻하는 ‘삿’이 바뀌었으며
311쪽
‘가운데의 들’이란 뜻의 이름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 ‘가운데 들’을 뜻하는 이름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3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