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18.
《원시별》
손석춘 글, 철수와영희, 2023.6.15.
해가 날 틈이 드문 채 비가 쏟아지니, 우리 책숲 곳곳에 빗물이 샌다. 빗방울은 잘못한 일이 없다. 숲을 밀어대면서 서울(도시)을 늘린 우리 스스로 모든 ‘이아치기’를 일으켰다. 멧기슭 우람나무를 뽑아대고서 햇볕판(태양광패널)을 박은 사람은 누구인가? 빠른길을 자꾸 뚫는 사람은 누구인가? 골프터를 자꾸 짓는 사람은, 잿더미(아파트 단지)를 자꾸 늘리는 사람은, 쇳덩이(자동차)를 모는 사람은, 풀죽임물(농약)·비닐을 못 끊는 사람은, 서울내기라는 옷을 안 벗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모두를 흘려넘기거나, 이 모두에 깃든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이다. ‘물폭탄·게릴라성 호우·극한호우’란 없다. 그저 ‘빗질을 하고 비질을 하듯 모든 앙금과 쓰레기와 부스러기를 씻어서 새롭게 빚는 길을 이루어 푸른별을 빛내려는 빗줄기’가 있을 뿐이다. 《원시별》을 읽었다. 1950년 6월 피비린내를 미움이 아닌 사랑으로 풀어낼 적에 우리 스스로 앞으로 한 발짝 디딜 수 있다는 이야기를 부드러이 여미었다. ‘숲노래 2023년 올해책’으로 마음에 둔다. 빈틈이나 아쉬운 대목도 있으나, 빈틈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빈틈을 가리거나 속이기에 얄궂은 길로 뒤틀린다. 우리는 서로 비우면서 빚고 빛나는 빗방울로 하나인 바다요 바람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