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0.


《커피집》

 다이보 가쓰지·모리미츠 무네오 이야기/윤선해 옮김, 황소자리, 2019.6.25.



이틀째 해날이다. 하늘이 활짝 트이지는 않는다만, 빨래를 말릴 수 있다. 눅눅한 기운을 조금은 털어낸다. 큰아이랑 읍내로 저잣마실을 간다. 우체국을 들르고, 수박을 장만하면서 천천히 걷고, 찬찬히 얘기한다. 큰아이랑 작은아이가 집에서 스스로 놀며 배움길을 나아가고 싶다고 할 적에 즐겁게 받아들인 뜻을 들려준다. 일부러 늦추거나 서두를 마음이 없다고, 언제나 이곳에서 오늘을 노래하는 살림빛을 새롭게 짓는 마음이기를 바랄 뿐이라고 얘기한다. 우리한테는 ‘또래’나 ‘동무’가 아닌,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생각을 빛내는 너랑 나’가 대수롭다고 속삭인다. 저녁에는 작은아이랑 마음짓기를 돌아본다. 《커피집》을 읽었다. 읽고서 어쩐지 허전했다. ‘커피집’이라는 책이름처럼 커피를 내려서 팔던 집(가게)이 걸어온 길을 들려주는데, ‘커피라는 콩’이 나고자란 들숲바다 이야기는 거의(또는 아예) 없구나 싶다. ‘커피라는 콩이 나고자란 들숲바다’를 몰라도 커피콩을 잘 볶고 내려서 마실 수 있을 테지만, 뭔가 크게 잊거나 잃으면서 등진 굴레이지는 않을까? 오늘날 배움터(학교)하고 나라(정부·사회)는 무엇보다도 ‘마음’을 잊었고, ‘사랑’을 등진다. 그리고 ‘숲’을 짓밟고,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コ―ヒ―屋 #森光充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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