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에게 고한다 3
데즈카 오사무 글.그림, 장성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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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20.

만화책시렁 514


《아돌프에게 고한다 3》

 테즈카 오사무

 장성주 옮김

 세미콜론

 2009.9.28.



  누구나 무엇이든 말할 수 있을 적에, 마음이 흐르고, 이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서 삶을 이루고, 이 삶이 새롭게 모여서 살림으로 꽃이 피니, 이 꽃이 지면서 맺는 씨앗에 사랑이 깃듭니다. 그러나 누구나 무엇이든 말할 수 없을 적에는, 마음이 안 흐르고, 삶이 막히고, 살림이 꽃으로 피어날 틈이 없는데다가, 씨앗을 맺지 않고 사랑이 퍼지지 않습니다. 억누르는 무리는 늘 총칼에 주먹을 앞세웁니다. 힘으로 찍어 입부터 꿰매요. 시키는 말만 읊으라고 다그칩니다.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서 하는 말은 ‘다른 목소리’가 아닌 ‘틀린 목소리’라고 윽박지릅니다. 어느새 모든 나라에 ‘옳으냐 그르냐’로 다투며 가르는 싸움이 불거집니다. 우두머리랑 벼슬아치는 사람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흐뭇하게 웃으며 지켜봅니다. 사랑씨앗이 싹트지 않는 곳에는 뒷질이 넘치고, 우리 스스로 철이 안 들면서, 윗놈한테 종(노예)으로 얽매입니다. 《아돌프에게 고한다》는 ‘세 아돌프’가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걷는 길을 보여줍니다. 나이가 들면서 외곬로 기울어 ‘옳으냐 그르냐 싸우는 굴레’에 사로잡힌 ‘세 아돌프’는 다 다르게 죽음길로 치달아요. 왜 안 멈출까요? 왜 눈을 안 뜰까요? 오직 사랑으로 말할 때에만 사랑입니다.


ㅅㄴㄹ


“손을 못쓴다는데 기뻐하란 말입니까?” “죄송해요. 그치만 전쟁터에 끌려가면 왼손이 아니라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목숨을 건진 셈이잖아요! 도게 씨, 아버지처럼 덧없이 목숨을 버리시면 안 돼요!” (75쪽)


“지금 일본에선 사상의 자유를 말하는 사람이 죄다 빨갱이로 몰린단다. 그러다 보니 큰소리로 얘기도 못 하는 처지야.” (79쪽)


“유대인이지만 내 친구야.” “당신, 유대인 편이오? 적이 아니라?”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쨌든 거기 가면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뭐야, 이건! 냉장육 운잔차잖소! 이걸 타란 말이오?” (169쪽)


《아돌프에게 고한다 3》(테즈카 오사무/장성주 옮김, 세미콜론, 2009)


#アドルフに告ぐ #手塚治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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