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멜랑꼴리
타아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7.20.

만화책시렁 568


《소녀의 멜랑꼴리》

 타아모

 김명은 옮김

 북박스

 2008.9.25.



  돌이는 순이 마음을 모릅니다. 순이는 돌이 마음을 몰라요. 돌이끼리 있기에 서로 마음을 알지는 않고, 순이끼리 어울리기에 함께 마음을 잇지는 않습니다. 마음은 스스로 터놓아야 알고 느끼고 마주합니다. 마음을 닫았는데 어떻게 알까요? 순이끼리도 돌이끼리도, 또 순이돌이가 함께 있을 적에도 매한가지예요. 우리는 먼저 ‘서로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대목을 받아들이고 만날 노릇입니다.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알 수 없는 마음을 어떻게 알아서 나눌 적에 즐겁고 아름다울까?’ 하고 스스로 물어볼 노릇이에요. 이렇게 스스로 물어보면 누구나 “사랑으로.”란 소리가 가만히 흐를 만합니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른 눈빛을 밝히는 다 다르되 하나인 사랑으로 만날 적에 비로소 마음을 읽고 느끼고 나누면서 알아갑니다. 《소녀의 멜랑꼴리》는 마음읽기란 무엇인가 하는 대목을 처음에는 순이끼리, 이다음으로는 순이돌이 사이에서, 이윽고 누구나 터놓고 돌아보는 길로 가볍게 들려줍니다. 그림님 스스로도 아직 마음빛이 무엇인지 모르는 터라, 느끼는 대로 붓을 놀리면서 천천히 풀어냅니다. 실마리는 늘 곁에 있습니다. 실마리인 줄 못 알아채기 일쑤인데, 바로 알아보건 늦게까지 못 느끼건, 스스로 묻고 찾는 마음이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넌 코다마를 좋아하면서 왜 말을 그런 식으로 해?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이랑 친해지는 게 싫으면 빨리 화해하면 되잖아?” (33쪽)


“반딧불! 굉장하다! 교토에는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구나. 반딧불은 돈 주고밖에 본 적이 없는데.” (50쪽)


“관서 사람이 바보라고 하는 덴 애정이 깃들어 있는 거다!” (70쪽)


우리 집은 모자가정이라, 저녁부터 여동생 뒤치닥꺼리와 저녁식사 준비는 내 역할이다. (130쪽)


그날 밤 마히루는 하나 늘어난 작은 가족과 함께 잠들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녀에게 있어 소중한 날이기도 한 것이다. (176쪽)


+


《소녀의 멜랑꼴리》(타아모/김명은 옮김, 북박스, 2008)


크리스마스는 그녀에게 있어 소중한 날이기도 한 것이다

→ 섣달잔치는 동생한테 뜻깊은 날이기도 하다

17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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