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7.


《헌책 낙서 수집광》

 윤성근 글, 이야기장수, 2023.2.8.



새벽 세 시 무렵이면 개구리 떼노래가 잦아든다. 이즈음부터 멧새노래가 마을하고 마당으로 퍼진다. 해도 나지만, 구름밭을 이룬 하늘을 바라본다. 오늘은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 우체국을 다녀온다. 안개구름이 하늘먼지를 잠재운다. 저녁에 아이들하고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얘기한다. 이 안개랑 요 구름은 우리가 늘 맑고 밝게 숨쉬도록 북돋우려고 몽글몽글 피어나면서 우리 마을을 사랑해 준다. 파란하늘이 파란바람으로 흐르기에 푸른들숲이 빛나고 누구나 푸른숨을 마실 수 있다. 시골도 서울도 푸르게 노래할 수 있도록 풀꽃나무를 곁에 두는 이웃이 늘기를 빈다. 《헌책 낙서 수집광》을 읽으면서 아쉬웠다. 책에 깃든 글자락이나 그림칸은 ‘낙서’일 수 없다. ‘글빛·그림빛’이다. 우리는 무늬만 한글을 쓸 뿐, 정작 우리말을 안 살피면서 아무 글이나 쓰는 듯싶다. 책을 즐긴 사람들은 귀퉁이나 앞뒷자락에 조각글이나 쪽글을 남긴다. 글꽃을 써넣고, 가볍게 담으며, 깨작 끄적 끼적을 한다. 풋글이나 적바림을 하고, 말놀이를 한다. 틀에 박힌 대로 읽으면, 틀에 박힌 대로 쓴다. 눈길을 틔우면, 글길을 틔운다. ‘틀·틈’은 ‘ㄹ·ㅁ’ 받침이 다를 뿐이지만 확 다르다. ‘틀’은 ‘틀림’으로 가고, ‘틈’은 ‘틔움’으로 간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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