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5.16.


《세계의 문자,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글·그림/이미화 옮김, 지양사, 2020.11.25.



유자꽃 활짝 핀다. 고욤꽃도 감꽃도 맺는다. 찔레꽃이 한창이고 멧딸기알이 붉다. 햇볕이 반갑고 바람이 싱그럽다. 흙수레(농기계)가 시끄럽지만, 논자락 한 뙈기를 갈아엎은 흙수레가 지나가면 멧새노래가 가득하다. 쏙독새하고 검은등지빠귀도 우리 집을 자주 드나든다. 해가 저물면 개구리 떼노래가 새벽 세 시 무렵까지 잇는다. 시골이 조용하다고 여기는 분이 꽤 있는데, 새소리 벌레소리 개구리소리를 귀여겨듣는다면, 바람하고 해하고 비하고 별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다면, 시골은 하룻내 왁자지껄 이야기밭인 줄 알 수 있다. 《세계의 문자,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를 읽었다. 애써서 갈무리한 그림책이라고 느끼되, 한글(훈민정음)은 엉성히 다뤘네 싶어 아쉽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임금님이 여민 훈민정음’을 ‘수수한 독립운동가 한 사람이 한글이란 이름을 붙여 널리 퍼뜨린’ 대목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은, 이웃나라뿐 아니라 우리나라부터 대단히 많다. 훈민정음을 여미었어도 ‘한자 없애기(폐지)’를 안 한 ‘봉건사대주의 조선’이다. ‘수글(한문)한테 눌린 암글(훈민정음)’은 ‘한글’로 새 이름을 얻고 나서도 아직 제대로 빛을 못 본다. ‘글(문자)’을 읽으려면 누가 글을 살리거나 죽이는지도 볼 노릇이다.


#EsStehtGeschriebe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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