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휴일 4
신조 케이고 지음, 장혜영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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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만화책 2023.7.5.

거짓말은 거짓말로


《매일 휴일 4》

 신조 케이고

 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12.30.



  《매일 휴일 4》(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을 읽으면, ‘동생이 그림꽃님(만화가)으로 나설 즈음’ 누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를 살며시 짚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누구나 무언가 마무리를 지을 적에는 스스로 뿌듯합니다. 마땅한 노릇입니다. 스스로 뿌듯하지 않으면 마무리를 못 짓습니다.


  좀 어설프거나 엉성하더라도 ‘내가 여태까지 익히고 다진 모든 빛을 담았다’는 마음이면 넉넉해요. 우리는 ‘빈틈없는(완벽)’ 오늘이 아닌 ‘오롯한(완전)’ 하루를 살아가거든요.


  빈틈이 있기에 흉을 보는 사람이 있을 만합니다. 허술한 곳이 많아서 나무라는 사람이 있을 만하지요. 그러나 이 빈틈이란 ‘배울 틈새’이기도 합니다. ‘허술한 곳’이 많기에 ‘차곡차곡 다스리고 가꾸고 익히고 세울 길’을 널리 열 수 있습니다.


  바보는 아직 모르는 사람일 뿐입니다. 앞으로도 모르는 사람은 바보라 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모르는 사람은 멍하니 있기에 멍청이(멍텅구리)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멈춘 사람인 멍청이 몸짓으로는 새길을 열지도 않고 새빛을 짓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바닥으로 굴러떨어진 바보라는 오늘이기에, 스스로 얼마나 바보스럽게 몰랐는지 돌아보고 되짚으면서, 바로 바닥부터 다집니다. 바닥부터 제대로 다지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는 줄 깨닫는 바보라는 자리입니다.


  빈틈이나 허술한 곳을 짚는 사람은 나쁠까요? 나쁘게 보고 싶으면 나쁘게 보면 될 뿐입니다. 빈틈을 짚어 주는 사람을 나쁘게 보는 이는 스스로 멍청이라는 굴레를 쓰면서 멈춥니다. 허술한 곳을 나무라는 사람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는 스스로 바보인 줄 깨달으면서 하나씩 바로잡고 바꾸려고 땀을 흘려요.


  거짓말은 거짓말로 갑니다. 빈틈투성이 책을 빈틈이 없는 듯 치켜세워 본들, 허술한 책을 잘난책(베스트셀러)로 띄운들, 너도 나도 즐거울 일이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무엇이 허술하거나 모자란가를 또렷하게 보고 느끼고 배워서 바꾸고 가꾸는 매무새를 가다듬기에, 스스로 사랑을 찾아서 지을 만해요.


  참말은 참말로 갑니다. 숲은 숲으로 갑니다. 서울은 서울로 가지요. 차림옷은 차림옷으로 가고, 웃음은 웃음으로 갑니다. 오늘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일 셈인지 되새겨 봐요. 겉모습을 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나요? 빈틈투성이 내 모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바보인 오늘을 노래하면서 밑바닥부터 가꾸는 걸음걸이인가요?


ㅅㄴㄹ


‘어쩐지 좀 재미있는 사람이네.’ (4쪽)


“저어, 양말이 짝짝이인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14쪽)


“하지만 오늘 얘기해 보고, 좋은 녀석들은 아니지만, 나쁜 녀석들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53쪽)


“난 만화가가 될 거야. 엄마가 바라는 직업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느낌으로 알고 있었어. 이왕 하는 거 끝까지 해보렴.” (73∼74쪽)


‘거짓말로 재미있다고 하면 그때는 원만하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걸 보완하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해야 돼. 그렇게 되면 이미 뭐가 재미있는지도 알 수 없어져.’ (84쪽)


“낙선작을 보는 중이야.” “그건 젊은 편집자들이 먼저 읽어 보고 탈락시킨 거잖아요. 굳이 볼 필요가 있나요?” “아니, 읽다 보면 이걸 왜 떨어뜨렸나 싶은 게 가끔 있거든.” “네?” (89쪽)


“할머니.” “응?” “바람이 기분 좋아요.” “그러냐.” (107쪽)


“어디 가세요?” “짜증이 극에 달해서, 저기 3번째 전봇대까지 뛰려고요.” “네?” (123쪽)


#ひらやすみ #真造圭伍 


히로 오빠, 승부하자

→ 히로 오빠, 겨루자

→ 히로 오빠, 해보자

→ 히로 오빠, 붙자

69쪽


오늘은 할머니의 1주기 기일입니다

→ 오늘은 할머니 가신 첫돌입니다

→ 오늘은 할머니 떠난 첫해입니다

9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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