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3.6.30.

오늘말. 휘파람


철이 든 사람은 철이 든 말을 합니다. 철든 말에는 비아냥도 비웃음도 없어요. 철이 안 든 사람은 철없이 말을 합니다. 철없는 마음이자 몸이니 빈정대고 지껄이고 깔보는 말이 쏟아집니다. 모든 깎음말은 남이 아닌 나를 깎아요. 누가 누구를 놀리는 말을 한다면, 남이 아닌 놀림말을 읊는 스스로 손가락질을 하는 꼴입니다. 삶이라는 결을 보면, 흉보기란 없습니다. ‘남흉 아닌 나흉’인 셈입니다. 속알이 여물도록 스스로 가꾸지 않으니 철없이 얼씨구 막말을 일삼아요. 속대를 곱고 곧게 가다듬는 혼넋이라면 언제나 호젓하면서 홀가분하고 푸르게 너울거리는 숲빛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시키지 않으면 안 하는 이들은 철없는 굴레예요. 누가 시킬 까닭이 없이 스스로길을 걷는 이들은 임자넋입니다. ‘임자 = 님’입니다. ‘임자 = 이곳에 있는 이슬’이라 할 만합니다. 새벽에 맺는 이슬은 스스럼없어요. 기꺼이 풀잎에 맺고 온숲에 기운이 넘치는 물방울을 베풀어요. 일을 척척 해내야 하지 않습니다. 다부지거나 야무지지 않아도 아름답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며 휘파람을 불어요. 물결소리를 들으며 바람노래를 불러요. 하늘빛 웃음은 사랑으로 갑니다.


ㅅㄴㄹ


꼬다·꽈배기·깎다·깎아내리다·깔보다·놀다·노닐다·놀리다·놀림·놀림말·놀림받다·메롱·메롱거리다·메롱대다·비꼬다·비꼼말·비아냥·비웃다·빈정대다·빈정말·지껄이다·휘파람·손가락질·아니꼽다·얼씨구·얼쑤·화살·우우거리다·웃다·이기죽대다·큰소리·한소리·혀를 내밀다·흉보다 ← 자조(自嘲), 조소(嘲笑)


스스로·몸소가다·스스로가다·스스로길·스스로서기·시키지 않다·임자·임자넋·임자얼·혼넋·혼얼·저절로길·제 발로·호젓하다·홀가분하다·혼자서다·홀로서다·기꺼이·기껍다·서슴없다·선뜻·스스럼없다·기운차다·기운넘치다·힘차다·힘넘치다·나름대로·그 나름대로·제 나름대로·내 나름대로·냉큼·닁큼·착·착착·척·척척·다부지다·당차다·야멸지다·야멸치다·야무지다·속대·속알·야물다·여물다 ← 자조(自助)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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