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6.28.

숨은책 825


《最新農業講座 18 農藥學》

 이성환·이진균 글

 부민문화사

 1962.9.15.



  우리가 우리 손으로 우리 땅에 ‘풀죽음물’을 뿌리지 않았습니다. 예부터 이 땅에서 흙살림을 이은 사람들은 거름이랑 재랑 가랑잎이랑 짚은 주되, 다른 것은 뿌리지도 놓지도 덮지도 않았어요. 우리한테는 호미랑 낫이 있어요. 호미로 살살 호고, 낫으로 슥슥 긋습니다. 서두르지 않은 흙일이고, 바빠야 할 까닭이 없는 흙짓기예요. 생각해 봐요. 여름볕을 듬뿍 머금어야 논마다 나락이 익습니다. 겨울눈을 듬뿍 받아야 보리밭이 영글어요. 다 다른 철에 맞게 다 다르게 깨어나는 잎망울에 꽃망울입니다. 그런데 이웃나라가 쳐들어와서 이 나라를 밟고 갈아엎으면서 ‘농약’까지 스며듭니다. 《最新農業講座 18 農藥學》을 읽으면, 이 꾸러미를 펴낸 사람이 적은 글을 살피면, 하나같이 ‘우리말 아닌 일본 한자말’이라 여길 만합니다. ‘여름지이’라는 옛말을 버리고, ‘흙일·흙짓기·흙살림’라는 새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농업(農業)’이라는 일본스러운 한자말에 얽매일 적에는 ‘풀죽임물’일 뿐인 ‘농약(農藥)’이 마치 ‘살림물’인 줄 잘못 알게 마련입니다. 풀을 말려죽이는 물은 흙도 말려죽이고 사람에 새에 개구리도 말려죽입니다.


再建隊列에서 富民文化社는 荒無地에 괭이를 든 開拓者의 精神과 勇力으로 實質的인 書籍을 刊行하여 農民들에게 널리 普及함으로서 生産增强과 生活의 科學化에 이바지함을 使命으로 한다. (富民文化社의 使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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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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