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 대답해도 듣지 않는 학교를 떠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민나리.김주연.최훈진 지음 / 오월의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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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3.6.25.

다듬읽기 55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5.8.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민나리·김주연·최훈진, 오월의봄, 2023)를 읽으며 내내 답답했습니다. 우리는 씨(성별)를 굳이 갈라야 하지 않거든요. 태어난 몸이 암이건 수이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키가 크건 작건, 둘레에서 이쁘다고 여기건 못생겼다고 여기건, 따질 일이 없습니다. 누구나 이 땅에서 무언가 스스로 겪고 배워서 새롭게 사랑을 지으려고 얻은 ‘몸’입니다. 그러나 웃사내(남성가부장권력)는 적잖은 나날에 걸쳐 ‘바보나라’로 굴리고 길들이면서 가시내뿐 아니라 사내 스스로도 괴롭히고 죽였어요. ‘사내라서 힘꾼(권력자)’이지 않습니다. ‘힘꾼이 힘꾼’일 뿐입니다. 종은 가시내이건 사내이건 똑같이 ‘종(노예)’이요, 힘꾼도 사내이건 가시내이건 힘꾼입니다. 예전에는 뒷간을 안 갈랐는데, 이제 갓벗(여남)을 갈라요. 이 책은 ‘호르몬제’가 ‘백신’ 못잖게 어린이·푸름이·어른 몸을 망가뜨리는 줄 하나도 안 다룹니다. ‘돈·이름·힘’을 거머쥔 무리가 사람들을 가르면서 우리 스스로 싸우도록 붙이고 북돋우는데, 이 속내를 언제 볼 셈인지요?


ㅅㄴㄹ


하지만 청소년 트랜스젠더를 만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 그렇지만 새몸인 푸름이를 만나기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몸을 바꾼 푸른씨를 만나기부터가 안 쉬웠습니다

13쪽


자조自助모임 등 오프라인에서 접촉을 시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 스스로모임 같은 바깥자리는 어려웠습니다

→ 혼넋모임처럼 밖에서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 홀로서기 같은 모임에서 얼굴을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13쪽


어떤 제도적 개선이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보다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 어떤 얼개를 갈 만하고 담아야 하는지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 어떤 틀을 고칠 만하고 갖춰야 하는지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14쪽


학교 도서관에 구입을 신청하면 사서 선생님은 대부분을 반려했다

→ 배움책숲에 바라면 책숲지기는 거의 가로저었다

→ 배움책숲에 얘기하면 책지기는 으레 손사래쳤다

27쪽


성소수자인 나도 부적절한 존재일까

→ 무지개사랑인 나도 알맞지 않을까

→ 나란사랑인 나도 볼꼴사나울까

28쪽


가까운 친구까지 희원 씨를 외면하고 아우팅의 주동자가 됐다

→ 가까운 이까지 희원 씨를 등지고 앞장서서 떠벌렸다

→ 동무까지 희원 씨를 등돌리고 앞에서 까밝혔다

29쪽


지정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 겉몸이 같대서

→ 몸뚱이가 같다고

39쪽


나머지 학우들과는 다른 이질적인 존재가 돼버리는 것이다

→ 나머지 배움또래와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 나머지 배움벗과는 아예 다른 삶이 돼버린다

39쪽


학교에서는 사회엔 다양한 젠더가 있고 이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 배움터에서는 둘레에 여러 길이 있고 이 때문에 따돌려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39쪽


어릴 때 저희 집에 가정폭력이 심했거든요

→ 어릴 때 집주먹질이 대단했거든요

→ 어릴 때 집에서 마구 때렸거든요

59쪽


동아리방에서 노숙을 시작했다

→ 동아리칸에서 잠을 잤다

→ 동아리칸에서 살았다

74쪽


탈가정을 하고 몇 달 동안은 매일같이

→ 집나기를 하고 몇 달 동안은 날마다

→ 새길찾기 하고 몇 달 동안은 노상

75쪽


필요한 돈 때문에 노동시장으로 내몰린 청소년들이

→ 살림돈 때문에 일판으로 내몰린 푸름이가

→ 드는 돈 때문에 밥벌이로 내몰린 푸른씨가

80쪽


성별정정을 하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 씨바꿈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삶은 만만하지 않다

→ 씨를 바꾸고 싶어 하지만 이 나라는 쉽지 않다

94쪽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허들이 낮아졌다

→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담을 낮췄다

→ 이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울타리가 낮다

101쪽


나의 몸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기본권과 건강권 등을 침해받는 일이다

→ 내 몸을 스스로 다루지 못한다면 밑삶과 튼튼길을 깔아뭉개는 셈이다

→ 내 몸을 내가 다스리지 못한다면 밑살림과 튼튼길을 짓뭉개는 꼴이다

113쪽


커밍아웃과 앨라이, 서로의 용기가 필요한 일

→ 드러내기와 이웃, 서로 기운내야 하는 일

→ 목소리와 어깨동무, 서로 북돋아야 하는 일

→ 빗장열기와 손잡기, 서로 힘내야 하는 일

17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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