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생각이 톡
정연경 지음, 김지영 그림 / 책속물고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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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6.22.

그림책시렁 1238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정연경 글

 김지영 그림

 책속물고기

 2023.3.15.



  우리말 ‘솜씨’는 ‘손 + 씨’입니다. “손을 놀려서 짓거나 할 수 있는 힘이나 슬기”를 밑뜻으로 그립니다. ‘씨’는 ‘씨앗’이면서 ‘쓰다·쓰임새’를 나타내고, ‘손’은 ‘속’하고 말밑이 이어요. 손으로 무엇을 하거나 짓는 살림길이나 소꿉놀이를 드러내는 오랜 낱말 ‘솜씨’입니다. 생각해 봐요. 길게 뻗은 가락인 손가락만 있는 손이지 않습니다. 손바닥은 ‘손으로 이룬 바닥이자 바탕이자 밭’이라서 ‘손바닥으로 품어서 속으로 고이 깃들도록 하’면, 우리 숨결을 두근두근 받아들여서 새롭게 깨어납니다. 예부터 사람들은 “손으로 씨(씨앗) 심기”부터 했습니다. 풀씨·꽃씨·나무씨도 심고, 생각씨·마음씨·사랑씨를 이룰 살림씨를 심었어요.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놀이씨를 심고,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말씨를 심었지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은 ‘손으로 펼치는 여러 놀이’를 들려주려고 합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이란 이름은 안 나쁩니다. 그러나 “손으로 한다 = 손수 한다 = 스스로 한다”가 바탕이에요. 더욱이 ‘손 + 씨’라는 숨결을 먼저 헤아렸다면, ‘서울(도시)에서 펼치는 물질문명’에 앞서 ‘숲을 이루는 씨앗’부터 살피고 ‘서로 사이를 잇는 사랑과 살림’을 짚을 노릇 아닐까요?


ㅅㄴㄹ


할머니 손이랑 아이 손이 만나고,

아이 손이랑 할아버지 손이 만나고,

어머니 손이랑 아버지 손이 만나고,

내 손이랑 네 손이 만나며,

사람 손이랑 풀꽃나무에 벌나비 손이 만나는,

사람이 숲하고 하나로 잇도록

씨앗을 심는 길에

‘손’이 ‘다리(이음길)’인 줄

들려줄 적에 비로소 빛날 텐데

이 대목을 너무 지나쳐 버렸다.


《Here Are My Hands》(손 손 내 손은) 같은 그림책은

우리 몸에서 손이 어떤 몫인가를

아름답게 담아냈다.

‘테드 랜드·빌 마틴 주니어·존 아캠볼트’ 그림책은

2005년에 한글판이 나온 뒤 일찍 판이 끊어졌지만

이 그림책을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더라도

정연경·김지연 그림책은 더없이 아쉬울밖에 없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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