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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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그림책 2023.6.6.

읽었습니다 231



  2015년까지 스무 해 즈음 소노 아야코 님 책을 샅샅이 찾아다니면서 읽었습니다. 이제는 찾아다니지 않고 따로 읽지 않습니다. 이녁 글이 떨어지거나 모자라는 탓이 아닙니다. 2016년에 《약간의 거리를 둔다》를 읽으면서 ‘아, 왜 이분은 한 발짝 앞으로 걷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와락 들었습니다. 어쩌면 예전부터 한 발짝 앞으로 안 나아갔을 수 있으나 미처 못 느꼈는지 몰라요. 제자리에 서기에 나쁠 일은 없습니다. 뒷걸음이 나쁘지 않아요. 삶은 언제 어디에서나 배웁니다. “견뎌내고 싶지 않다”는 첫머리 얘기라든지, 어딘가 아쉽고 얄궂은 옮김말이라든지, 이제는 이런 허물은 좀 걷어내고서 삶을 삶이라는 빛 그대로 마주하면서 한 걸음 두 발짝 디디는 노래를 기쁘게 웃어 보일 수 있는 글을 펴는, 철드는 어른을 살림살이로 나눌 때이지 싶은데, 이런 줄거리나 이야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일곱 해 만에 다시 들춰 보아도 아이들한테 읽히고픈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김욱 옮김, 책읽는고양이, 2016.10.20.)


ㅅㄴㄹ


견뎌냄은 피하고 싶은 숙명이다

→ 견뎌내며 살고 싶지 않다

→ 견뎌내는 삶이고 싶지 않다

17쪽


별것도 아닌 일에 고마움을 느끼는 현재의 내 모습이야말로 그 시절 나를 괴롭혔던 쓰라린 운명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고마운 오늘 내 모습이야말로 그무렵 나를 괴롭히던 쓰라린 삶이 베푼 빛이라고 생각한다

42쪽


살아간다는 진행을 미룬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 살아가기를 미룬다니 대단한 일이다

→ 삶을 미룬다니 대단하다

57쪽


인간이 나를 오해해도 신은 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다는 위로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 사람이 나를 잘못 알아도 하늘은 내 참모습을 안다고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 둘레에서 나를 넘겨짚어도 님은 내 참모습을 안다고 다독이기 때문이다

8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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