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19.


《엄마도 페미야?》

 강준만 글, 인물과사상사, 2022.8.12.



읍내로 우체국마실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안개비처럼 뿌연 하루이다. 어떤 이는 이런 날씨를 ‘구질구질’이나 ‘지랄맞다’로 나타내지만, 숲노래 씨는 ‘부슬부슬’이나 ‘자잘한 소리를 잠재우며 잎싹이 트는 하루’로 여긴다. 멧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함노래를 이루는 놀라운 한봄이다. 오롯이 시골사람 눈길로 이 날씨를 바라보고 얘기한다. 비가 어떻게 구질구질하겠는가? 비가 지랄맞다니 뭔 뜬금없는 마음인가? 비가 오는 까닭을 잊거나 등지는 사람이 구질구질하고, 들숲바다를 등돌린 채 서울에 박힌 하루가 지랄맞지 않은가? 《엄마도 페미야?》는 첫머리는 뜻깊게 여는가 싶더니, 복판을 지나고 끝으로 갈수록 길을 잃었구나 싶다. 강준만 씨는 토막글은 잘 쓰되, 어쩐지 ‘책 한 덩이’로는 엉성하다. 이모저모 바라보며 곧게 내는 목소리는 훌륭하지만, 너무 ‘정치·언론·사회’라는 눈으로 재려고 든다. 이녁 잣대는 옳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손수 짓는 삶·집살림을 하는 몸·숲을 품는 마음’이 빠졌다. 이제는 글(이론)로만 이야기를 엮지 말고, 제발 집안일을 하는 손길과 숲에서 숨쉬는 몸짓으로 피어나기를 빈다. “엄마도 페미야?”라고 하는 슬프면서 아픈 오늘날 우리 민낯으로 ‘다가서기’만 하면 끝이 아니다.


ㅅㄴㄹ


개탄과 분노만 할 게 아니라 이에 대한 성찰부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넋두리와 부아만 내지 말고 이를 되새겨 보아야 좋을 듯하다

→ 한숨에 발칵만 하지 말고 이를 곱씹어 보면 좋을 듯싶다


그냥 지지의 뜻만 밝히거나 박수만 쳐야 한다

→ 그냥 받들거나 손뼉만 쳐야 한다

→ 그냥 떠받들거나 손뼉만 쳐야 한다

→ 그냥 치켜세우거나 손뼉만 쳐야 한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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