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16.


《테세우스의 배 2》

 히가시모토 도시야 글·그림/장선정 옮김, 비채, 2023.1.13.



아침에 걸어서 ‘보수동책골목’으로 간다. 오늘은 〈대영서점〉에 들른다. 책골목을 지키면서 돌보는 사람은 바로 ‘수수한 책집지기’이다. 책집과 책골목과 책을 알려면 ‘책집에 가서 한나절 머물면서 조용히 책을 읽고서 장만하면’ 된다. 예나 이제나 적잖은 글꾼(서평가·평론가·지식인)은 책집마실을 안 하면서 글을 쓴다. 이들 글꾼은 참말로 책을 사읽나? 남(다른 글꾼·펴냄터)이 거저로 주는 책만 받는가? 누리책집에서만 사는가? 〈낭독서점 시집〉을 들를 수 있을까 했는데, 알림판에 여러 가지가 다 떨어지고, 짐을 꾸려서 나가려는 낌새이다. 책집을 비우려면 얼른 비워야 할 텐데, ‘폐허’인 모습을 한참 그냥 두는 듯싶다. 시외버스가 달려 섬진강에 광양·순천·벌교를 지나 고흥으로 들어선다. 짐꾸러미를 지고 인 채 걷다가 제비 세 마리 노랫소리를 듣는다. 시끌소리를 막으려고 소릿줄(이어폰)을 했는데, 제비 노랫가락은 소릿줄을 갈로질로 온몸으로 꽂힌다. 마음을 기울이면 언제 어디에서라도 다 보고 듣고 누릴 수 있다. 《테세우스의 배》를 거의 다 읽었다. 마지막 두 자락만 남겼다. ‘사랑’을 못 받았다고 여기는 마음으로 ‘스스로 미워하기’를 하다가 ‘남을 미워하며 불태우기’로 치닫는 사람들 모습이 슬프다.


#テセウスの船 #東元俊哉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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