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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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 숲노래 문학비평 2023.5.30.

노래책시렁 336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열림원

 1998.6.30.



  우리말 ‘아름답다’에서 ‘아름’은 “안는 품”이요, ‘내가 스스로 팔을 한껏 뻗어서 가득 받아들이는 너비’입니다. ‘아름’이라는 낱말은 ‘아·알’로 말밑을 이으니, ‘알 = 알다 = 깨닫다 = 안다 = 품다 = 아름 = 나’이기도 합니다. ‘내가 나로서 태어나는(알에서 깨는)’ 길을 스스로 보고 느껴서 받아들일 적에 비로소 ‘알다·깨달음’이요, 이러한 결을 풀어내면서 ‘한 아름’을 품는 몸짓이 ‘아름답다’예요. 그러니, 누구나 ‘혼자(하나)인 줄 알’면 누구나 스스로 ‘아름답’습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다시 읽어 보면서, 이 꾸러미가 얼마나 허울스러운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혼자이기에 아름답습니다. 혼자 스스로 저마다 아름답기에, 다 다르게 아름다운 둘이 만나서 사랑을 새롭게 꽃피워 아기(알)를 낳아 돌볼 수 있어요. ‘혼자는 안 아름답다’고 읊는 사람이 있다면, 이이는 거짓말을 퍼뜨린다고 할 만합니다. 누구나 혼자(홀로·하나)이기에 아름답습니다. 사랑은, 두 아름(혼자)이 새길을 깨달으면서 둘레에 새빛을 퍼뜨리고 샘물을 길어올리는 보금자리를 짓는 길에서 눈부시게 자라곤 합니다. 하나(혼자)로 태어나는 아기가 안 아름다울까요? ‘허울’을 벗어냐 ‘하늘(하나)’을 참답게 봅니다.


ㅅㄴㄹ


당신을 처음 만나고 나서 비로소 /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다는 걸 알았지요 / 사랑한다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 줄 알았지요 (리기다소나무/21쪽)


그날부터 나는 삶은 밤은 먹지 않았다 / 누가 이 지구를 밤처럼 삶아 먹는다면 / 내가 한 마리 밤벌레처럼 죽을 것 같아서 / 등잔불을 올리고 밤에게 용서를 빌었다 (밤벌레/53쪽)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열림원, 1998)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 파란 바다가 고래를 헤아려 파란 줄

→ 파란 바다가 고래 때문에 파란 줄

20쪽


보다 바다 쪽으로 뻗어나간

→ 바다 쪽으로 더 뻗어나간

→ 바다 쪽으로 뻗어나간

21쪽


똥을 눈다는 것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 똥을 눠서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 똥을 누니 이 얼마나 고마운가를

67쪽


눈물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 고마운 눈물을 알았다

→ 눈물이 고마운 줄 알았다

6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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